대졸자 임금격차, 대졸자 8000명 연봉 28년 추적해보니 …
대졸자 임금 격차 대해부 출신 대학이 임금 좌우
H공사 이모(45) 차장은 1992년 대학 졸업 후 18년째 같은 직장에만 다녔다. 현재 연봉은 8000만원 정도다. 92년 입사할 때 연봉은 1200만원이었다. 이 차장과 같은 학번(85학번)인 김모(45)씨는 S건축회사 부장이다. 입사 첫해 연봉은 720만원이었으며, 지금은 6000만원을 받는다. 일주일에 두 사람 모두 40시간을 일하지만 연봉은 이 차장이 김 부장의 1.3배가량을 받는 것이다. 이 차장과 김 부장은 고교생 때까지 중류층 집안에서 자랐다. ‘인문계 고교(문과)→대학 인문계→군대(1987~89년)→졸업 후 취업’이란 비슷한 이력을 밟았다.
두 사람의 사회 출발점에 영향을 준 것은 고교 성적과 학력고사 성적이다. 이 차장은 고교에서 내신 2등급(상위 5~11%) 성적이었고, 학력고사에서 340점 만점에 270점대를 받아 연세대 인문계열에 들어갔다. 이에 비해 김 부장은 고교 내신 3등급(12~23%)으로 이 차장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 학력고사 성적도 이 차장보다 낮아 수도권의 한 사립대에 들어갔다.
중앙일보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공동 조사한 대졸자(1982·92·2002년) 8091명에 대한 연봉 조사 결과는 심각하다. 수도권 명문대와 비명문대, 비수도권대 출신 간의 임금 격차가 입사 초기부터 이어져 평생을 관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학 프리미엄의 실체는=중견 S물산의 고모(53) 부장과 서울 J고 김모(51) 교사는 1982년 대학을 졸업했다. 학번은 달랐으나 졸업 시기가 같은 이유는 군복무를 고 부장은 현역, 김 교사는 방위병으로 근무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고교생 때 이과였다. 고 부장이 이 교사보다 고교 성적이 좋았다. 고 부장은 3등급(상위 12~23%), 이 교사는 5등급(상위 41~60%)이었다. 고 부장과 이 교사 모두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선택했다. 고 부장은 비수도권 국립대 농대를, 이 교사는 수도권 대학 공대를 나왔다. 올 1월 말 현재 재직 기간은 28년이다. 두 사람의 연봉은 고 부장이 5000만원, 이 교사가 6000만원이다. 이에 비하면 82년 서울대 인문계열을 졸업한 H기업 정모(50) 전무는 이들보다 두 배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그는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 진출에 유리했던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임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출신 대학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은 82·92·2002년 대학 졸업자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상위권 대학 졸업생의 임금 프리미엄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92년 졸업자의 경우엔 대입 성적(학력고사 기준)에 따른 현재 연봉 차이도 나타났다. 대입 성적에서 최상위권(1등급) 사람의 연봉은 현재 7208만원으로 조사됐지만, 최하위 등급(6등급)을 받았던 사람은 4872만원에 불과했다.
◆ 대학 프리미엄 영향 고착화되나=82·92·2002년 졸업자들이 각각 대학에 들어온 시기에 따라 대입 경쟁에서 차이가 난다. 고교 졸업자 수와 대학 정원을 비교하면 82년 졸업자들이 대학에 들어온 시기(75~78년)엔 고교 졸업생의 29~33%만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비하면 2002년 대학 졸업자들은 대학 정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혜택을 봤다. 고교 졸업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 입학 문이 넓어지면서 상위권 대학 프리미엄은 옅어졌을까.
조사 결과 2002년 졸업자들도 상위권 대학 프리미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82년 졸업생 중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나온 사람이 현재 받는 연봉을 100으로 계산하면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현재 연봉은 75.8이었다. 92년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가 같은 해 SKY대 졸업자의 71.4%를 연봉으로 받아 격차는 더 커졌다. 2002년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는 같은 시기에 졸업한 SKY대 출신의 74.1%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82년 졸업자보다 92, 2002년 졸업자에서 대학 간 임금 격차가 크게 나는 것이다.
서울대 이공계 95학번인 H자동차 강모(34) 과장의 현재 연봉은 5500만원이다. 강 과장과 같은 95학번인 S제약회사 이모(34) 과장은 수도권 대학 자연계열을 나왔다. 그의 연봉은 4600만원이다. 직능원 전재식 박사는 “2002년 대학 졸업자 역시 어느 대학을 다녔는지가 사회에서 어떤 직장에 첫발을 내디딜지를 결정하며, 연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출신 대학의 효과는 직장 선택 이후 달라진다는 것이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대기업 차장 A씨(45)는 “기업에서는 능력과 실력에 따라 승진·연봉 등에서 차이가 난다”며 “요즘은 학벌이 승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게 대세”라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중앙일보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대졸자 생애 분석’은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의 취업·정착 등 ‘경력 이행 경로(career path)’를 추적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대학 교육과 전공 선택이 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10년 주기(1982·92·2002년)로 대졸자 그룹을 분석한 것은 그간 대입제도의 변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직능원은 분석 기준으로 삼은 3개 연도별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자 명부(32만7307명)를 확보했다. 그리고 졸업연도별로 표본(확보된 졸업자 명부의 1.7~3.4%)을 추출했다. 인문사회·자연과학·공학 등 계열별과 지역별로 1만1000여 명을 설문 대상으로 정한 것이다. 조사원 50여 명은 지난해 6월부터 3개월 동안 전화와 e-메일, 직접 방문을 통해 조사했다. 응답 거부자 등을 제외한 8091명에 대해 ▶출신고 ▶고교 때 내신 ▶대학 학점 ▶졸업 후 편입·재입학 ▶직장과 직업 이력 ▶가족 배경 ▶연봉 등 100여 문항을 조사했다. 임금 비교는 취업자(정규·비정규직)만 대상으로 했다. 육사 등 특수목적대, 의학·간호학·약학 계열 졸업자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본지 교육팀은 직능원과 공동으로 설문 조사 대상자 중 30여 명을 심층 면접했다. 고교·대입 성적, 대학 학점, 연봉 등을 취재했다. 개인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은 익명 처리했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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