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5만원권 이런 비밀이 숨어있다

신사임당 초상 5만원권 첫선 - 5만원권 비밀 잠자리 눈 원리 이용 위조방지 가로154㎜ 지폐 중 가장 길어

25일 공개된 새 5만원권의 특징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신사임당'으로 요약된다. 47년 만에 부활한 여성 주인공, 잠자리 눈에서 힌트를 얻은 위조방지장치, 선진국 지폐처럼 비쌀수록 길어지는 지폐 길이 등 알고 나면 재미있는 돈 이야기가 풍성하다.

주인공 47년만에 부활

↑ 신사임당 5만원권 6월 유통

 5만원권의 핵심주제는 '여성'이다. 우리나라 지폐에 여성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2년 5월16일이다. 100환권에 한복을 입은 어머니와 아들이 저금통장을 들고 있는 도안이었다.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고안된 이 '모자상(母子像) 지폐'는 그러나 그해 6월10일 새 화폐가 나오면서 한 달도 안돼 단명하고 말았다. 그 후로 여성이 지폐에 등장한 것은 이번 5만원권의 신사임당이 처음이다.

500년 전 인물이지만 들고 나온 '무기'는 최첨단이다. 특히 청회색 특수필름 띠에 태극무늬를 입힌 '부분노출 은선'은 잠자리 눈 원리를 응용했다. 잠자리 눈처럼 오톨도톨한 수만개의 렌즈들이 시선의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인다. 새로 발행될 미국의 100달러 지폐에도 적용된 기술이다. 지폐 상단의 고유번호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지는 것도 처음 선보이는 기술이다. 이내황 한은 발권국장은 "고액권인 만큼 위조방지 장치를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길이도 현재 나와 있는 지폐 중 가장 길다. 가로 154㎜로, 1만원권보다 6㎜ 길다. 액면가 순서대로 6㎜씩 길어지게 고안됐다. 1000원권과 비교하면 2㎝(18㎜) 가까이 차이가 나 확연하게 구별된다. 색깔은 '따뜻한 색' 차례여서 황색으로 했다.


사용 가능 ATM기 적어 초기 불편

일각에선 색상과 숫자가 5000원과 비슷해 혼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은은 "도안 속 인물이 여성이라 쉽게 구별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통 초기 불편도 예상된다. 은행들이 비용 부담을 들어 현금 입출금기(ATM) 교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5만원권 인식이 가능한 ATM기를 아예 새로 들이면 대당 3300만원, 기존 기기에 인식기능을 추가하면 660만원가량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점포당 ATM기 1대 정도만 교체 내지 업그레이드시킬 방침이다.



5만원권 비밀 잠자리 눈 원리 - '신사임당 초상' 5만원권 첫선

한은 도안 공개… 6월 발행
위조 방지 기능 대폭 강화

신사임당 초상이 들어간 5만원권 도안이 25일 일반에 공개됐다. 5만원권 지폐는 오는 6월 발행돼 시중에 유통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 앞면에는 신사임당 초상과 함께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묵포도도'와 '초충도수병(보물 595호)' 중 가지 그림이 삽입됐다.

바탕 그림은 왼쪽에 난초와 기하학 무늬가, 오른쪽에는 고구려 고분벽화 무늬가 배치됐다.


뒷면에는 조선 중기 화가 어몽룡의 '월매도'와 이정의 '풍죽도'를 사용해 세로로 디자인했다. 크기는 가로 154㎜, 세로 68㎜로 새 1만원권보다 가로가 6㎜ 길다. 화폐 색상은 황색 계열을 사용해 녹색 계열인 1만원권과 차별화했다.

일반인들이 위조를 구분하도록 띠 홀로그램과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이 새롭게 적용됐으며 색 변환 잉크와 숫자를 숨기는 볼록인쇄 기법 등의 기능이 강화됐다.

왼쪽 끝 부분에 특수필름으로 부착된 띠형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태극, 우리나라 지도, 4괘의 무늬가 상·중·하 3곳에 배치됐고 무늬 사이에는 숫자 '50000'이 들어가 있다.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은 청회색 특수필름 띠에 여러 개의 태극무늬가 새겨져 지폐를 상하로 움직이면 좌우로, 좌우로 움직이면 상하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전문가들을 위한 위조 방지 장치로 자외선이나 X선을 비추면 녹색 형광 색상이 드러나는 형광 잉크 등이 사용됐다.

한은은 5만원권이 유통되면 일상 거래에서 편의성이 커지고 화폐 관리나 수표 발행 비용 등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6년 동안 물가는 12배 이상 오르고 국민소득도 150배 이상 커졌지만 최고 액면 금액은 1만원권이 유지돼 그동안 여러 가지 불편이 따랐다. 이에 따라 5만원권이 유통되면 지갑에 넣는 지폐 장수가 줄고 현금입출금기 사용 시간이 단축되는 등 훨씬 편리해진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줄어든다. 5만원권은 10만원 자기앞수표 수요를 어느 정도 대체할 것으로 예상돼 수표 제조와 관리 비용이 절감된다. 현재 수표는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연간 2800억원이 드는 실정이다.

화폐 제조·운송·보관비용도 감소된다. 1인당 화폐발행 장수는 1975년 7장에서 2006년 77장까지 늘어난 상태다.

한은은 현재 시중에 풀려 있는 1만원권은 26조∼27조원으로, 이 가운데 40% 정도는 5만원권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5만원권은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뇌물 수수나 화폐 위조와 같은 범죄에 이용될 우려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