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서비스 없어도 줄서서 먹는 3천원 맛집, 줄서서 먹는 음식점

골목 끝에 숨은 , 감동의 3천원 맛집

삼청동 먹쉬돈나

천진포자를 지나 조금 더 내려오면 담쟁이가 넘실거리는 골목길 안쪽에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줄을 서는 곳이 있다. 바로 떡볶이집 먹쉬돈나. 메뉴는 떡볶이밖에 없지만 입소문을 듣고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가게는 하루 종일 북적인다. 「겨울연가」의 ‘준상이’가 다녔던 중앙고등학교가 근처에 있어서인지 ‘스고이’를 연발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다. 원래는 선재미술관 옆에 있었지만 매일 남의 집 앞까지 줄을 서는 사람들 때문에 항의를 받아 지금의 골목길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곳에서 10년째 먹쉬돈나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은 가게를 운영하기 전부터 주변인들에게 떡볶이 잘 하기로 유명했다고. 맛의 비결은 먹쉬돈나만의 특별한 양념. 양념의 비밀 유지를 위해 사장이 오전 6시에 혼자 하루치 양념을 미리 준비한다. 3천원에 푸짐한 떡볶이를 먹은 후 1천원을 추가하면 볶아주는 밥도 잊으면 서운하다. 가게를 나서며 마돈나 친구 이름 같은 먹쉬돈나가 무슨 뜻인지 물었다. 정답은 먹고 쉬지 말고 돈 내고 나가라!

이것만은 참아라 떡볶이의 특성상 하루 종일 사람이 붐비고 이름처럼 얼른 먹고 나가는 분위기라 친구들끼리 수다 떨며 먹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주문도 2인분 이상만 가능.
Best Menu 풍성한 해물을 맛볼 수 있는 해물떡볶이 3천원.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첫째·셋째 주 일요일 휴무)
위치 선재미술관과 풍문여고 사이 이화익갤러리 맞은편 골목 문의 02·723-8089


대학로 오며가며

언제나 북적거리고 재미있는 마로니에공원 뒤쪽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오며가며는 이름처럼 소박한 모습의 퓨전 돌솥비빔밥집. 대학로 명소답게 벽과 천장에 수많은 스타들의 흔적과 공연 포스터들이 가득하다.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우리를 반기는 사장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직접 요리를 한다는 사장에게 개점 동기를 물었더니 고등학교 때부터 성신여대 앞 본점의 단골손님이었다고. 이후 음식점을 하고 싶어 망설임 없이 본점 사장님을 찾아갔고 2주의 교육을 마치고 개점했다. 처음에는 얻어다 붙이기 시작한 공연 포스터도 이제는 극단에서 찾아와 붙여달라고 한단다. 오며가며의 장점은 차별화된 메뉴. 3천~4천원대의 돌솥비빔밥이 무려 60여 가지에 이르고 같은 메뉴를 2개 이상 주문하면 한 그릇당 5백원을 할인해준다. 대학로 한복판에서 3천5백원에 한 끼를 해결하는 것도 놀라운데 할인까지 해준다니 고맙기까지 하다. 치즈 값이 2배로 올라 힘들지만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하니 대학로에 가면 마로니에공원에서 무료 공연을 보고 3천원 돌솥비빔밥을 먹어보자.

이것만은 참아라 손님의 70%가 여성인 점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치즈가 들어가는 메뉴가 많고 양이 다소 적어 남자 손님들은 불만족스러울 수도.
Best Menu 모차렐라 치즈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는 돌솥치즈밥 3천5백원.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첫째·셋째 주 월요일 휴무)
위치 마로니에공원 뒤쪽 디마떼오 근처 문의 02·747-7455


신촌 6Pence 돈까스

가끔 어릴 때 양식당에서 먹었던 돈가스가 그리워지면 신촌 기차역 건너편 6Pence 돈까스에 가자. 가게 안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다양한 소품들이 눈에 띄고 크지 않은 가게지만 복층으로 나뉘어 있어 천장이 낮은 2층으로 올라가 신촌을 오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공부만 했던 사장이 아무것도 모른 채 덜컥 처음 돈가스 집을 열었을 때는 어려움도 많았다. 남들 하듯이 고기도 냉동 제품을 사용했고 당연히 손님도 없었다고. 그때부터 직접 요리도 하고 메뉴를 개발해 지금의 6Pence 돈까스를 탄생시켰다.
6Pence 돈까스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은 싸지만 재료만큼은 비싼 레스토랑 못지않은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 고기도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사용하여 부드럽고 여기에 수프와 커피까지 제공된다. 비록 3천원이라는 싼 가격이지만 에피타이저와 후식까지 갖춘 제대로 된 양식을 내고 싶어 수프와 커피를 제공한다고. ‘6Pence’라는 이름은 싸다는 의미와 함께 서머싯 몸의 소설 속에서 달과는 반대인 세속적 의미로 사용된 ‘6Pence’를 나타낸다.

이것만은 참아라 정통 일본식 돈가스를 기대한다면 2천원 더 비싼 롤까스를 주문하자.
Best Menu 고기가 부드러운 6Pence 돈까스 3천3백원.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설과 추석 당일만 휴무)
위치 신촌 기차역 반대편에서 신촌 쪽으로 50m 문의 02·392-5345



줄서서 먹는 우리회사옆 백반집 음식점
▲ 광화문- 감미분식
5호선 서대문역과 광화문역 사이에 있는 집이다. 4년 전 분식집으로 시작했지만 백반을 찾는 손님이 많아 지금은 백반이 주메뉴다. 주변에 있는 신문사, 종합병원, 은행 직원들이 주로 온다. 점심 시간에 조금만 늦게 가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많이 나가는 메뉴는 김치·된장·청국장 등 찌개류. 찌개를 하나 골라서 주문하면 밥과 함께 구운 김, 생선조림, 김치, 젓갈 등 보통 6가지 반찬이 따라 나온다. 주인 아주머니가 오전 4시부터 밑반찬을 직접 준비하는데 나물 종류는 매일 바꾸는 게 원칙이다. 백반은 밥맛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좋은 쌀을 엄선해서 사용한다. 된장찌개 4,000원, 김치·청국장 찌개 각 4,500원. 정동 스타식스 극장 옆 외환은행 맞은편. (02)738-8608

 
▲ 시청·서소문-처가집
같은 자리에서 30년간 장사해 온 집이다. 사무실이 많지만 백반집은 드문 지역이라 비교적 넓은 규모(약 70명 수용)에도 불구하고 점심 시간엔 줄을 서야 한다. 백반 메뉴는 ‘진지상’ 한가지. 국, 나물, 된장찌개, 꼬막무침, 생선조림 등 19가지 반찬이 나온다.
다 먹고 나면 후식으로 수정과를 준다. 한식 전문이다보니 재료는 그날그날 신선한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봄나물 철엔 경북 영주에서 직접 채취한 산나물을 상에 올리기도 한다. 이 집의 푸짐한 상차림은 일본인들에게도 유명하다. 일본의 한 웹사이트에 맛집으로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들이 메뉴를 아예 프린터로 출력해서 들고 온단다. 진지상 7,000원. 삼성본관 맞은편 하나은행 골목. (02)778-5925

 
▲ 선릉역-사천옥
가정식 백반은 역시 가정식 식당에서 먹어야 제 맛.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다. 입구에 걸린 ‘영양사가 꾸민 가정식 백반 4,000원’이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점심이면 선릉역 넥타이 부대들로 장사진이다. 점심시간에 250~300명의 손님을 소화해낸다.
백반엔 된장찌개와 북어국, 파래무침, 숙주나물, 우엉, 두부전 등 8~9가지 반찬이 나온다. 주인 김향기씨(56)는 “10년 전에 받던 백반 가격 4,000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반찬의 질은 떨어지지 않았다. 음식이 살짝 짠 편이지만 맛은 4,000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별미로 추어탕을 6,000원에 판다. 선릉역 2번 출구에서 직진하다 버거킹 골목. (02)539-1075
 
▲ 여의도-전주 지연식당
이름 그대로 전주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전주에서 약 25년간 같은 이름의 음식점을 운영했던 주인 내외가 여의도에 차린 식당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전주 전통백반’. 한정식을 방불케 한다는 전라도식 백반답게 반찬 20가지를 상에 올리는 게 원래 구성이었지만, 서울 손님들이 ‘너무 많아 남기게 된다’고 해 10여가지로 줄였다.
재료의 신선도가 음식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음식 재료는 매일 아침 새로 준비한다. 4인용 식탁이 12개 있어 아주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식사 시간이면 주변 건물의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전주 전통백반 5,000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뒤 정우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