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또 서해안 기름유출돼 충격


‘죽음의 띠’ 서해안에 또 기름유출, 은폐의혹 일파만파

충남 서산시 대산항 현대오일뱅크 부두앞에서 벙커 C유가 유출 됐지만 11시간 동안 신고가 지연돼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해안 기름유출사고가 있은지 2년이 됐지만 유류피해민들은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관광객과 어획량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등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21일 자정 경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 현대오일뱅크 연안 부두에서 4026t급 성호해운 소유 유조선 신양호에 벙커 C유를 선적하던 과정에서 약 800~1000리터가 바다에 유출된 것이다.

태안해양경찰서는 사고 다음날인 22일 성호해운 소속 조모(65)씨를 기름 유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현대오일뱅크에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인근 당진군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경기도 안산시의 풍도와 육도까지 기름 덩어리가 밀려가 현지 주민들은 생업을 뒤로 하고 방제에 매달리고 있지만 폭설 등 기상악화로 인해 15일이 지난 현재 6일 밖에 방제 작업을 못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경찰이 이 사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정확한 유출량은 어느 정도인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현대오일뱅크 측에서 최초 신고가 늦어지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한다는 ‘은폐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현대오일뱅크측은 전날 야간에 사고가 일어나 사고 사실을 몰랐으며 성호해운 선원들이 바다로 넘친 부분에 대해 통보하지 않고 출항 절차만 밟고 그대로 떠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난지도 유류피해 주민대책위 최장량 위원장은 “현대측이 도의적인 책임만 있을 뿐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사고가 났을 때 어민들은 헬기뜨고 방제작업하는 것을 보고 유출된 것을 알았으며 22일 오후쯤에 현대에 전화해서 상황을 문의했는데 육상으로 연결된 송유관 파이프가 터져서 자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며 은폐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현대측은 유출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화물주이므로 화주, 선주가 입회한 상태에서 제휴사 쪽으로 기름을 이동한 것인데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한 1차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름 유출량에 대해서도 최장량 위원장은 “당초에 600이라고 했다가 다시 800이라고 했으며 지금은 언론에 1000리터라고 나오고 있는데 난지도 전체 8개 섬을 돌아본 결과 먼 바다까지 기름이 부착된 것을 보면 1000리터 이상은 족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안해양경찰서는 “태안사고 때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이 돌았고 의견 차이가 있어 조율 중이며 공식적으로 양을 밝힐 때까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은폐 의혹에 대해 “우리 쪽이 그렇게 응답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현재 해경에서 수사 진행 중이므로 법적인 부분은 말할 수 있는게 없다”고 밝혔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현대오일뱅크는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기업으로서 재발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의 개선과 강화에 소홀했고 사고를 일으켰다며 수차례의 경고와 개선요구를 무시한 안전불감증의 당연한 귀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윤종준 사무국장은 “현재 3~10cm고 크면 30cm의 기름 덩어리가 바위에 부착돼 있는데 벙커C유가 휘발되고 남은 것이 점성이 생긴 것”이라며 “고인물에도 유막같은 게 있었고 조그만 섬들의 경우엔 손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