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알고 계셨습니까? 만 10-12세가 되면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에 대한 추가 접종을 하고 그 이후 매 10년마다 추가 접종을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7세 이후에는 DTaP가 아닌 Td로 접종해야만 한다는 것을? 물론 예전부터 소아과 학회의 기본 예방 접종표에도 엄연히 Td는 매번 기본 접종으로 되어 있었지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5월까지 Td가 생산이나 수입이 되지 않아 전 국민이 아무도 접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연수나, 캠프, 유학, 혹은 일을 위해 가시는 분들이 갖고 가야 하는 영문 예방 접종 기록에도 어쩔 수 없이 Td 접종력을 써 드리지 못하였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외국에 나가실 기회가 있는 분들은 아예 가신 김에 Td 접종을 하고 오시라고 편법을 알려드릴 수밖에 없었던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녹슨 못에 찔리거나, 칼에 베었을 때, 개에게 물렸을 때, 교통사고나 기타 다른 사고로 크고 더러운 상처가 났을 때마다 예방 접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몸 안에 항체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항상 파상풍 면역글로불린을 맞아야만 했습니다.

다만 군대에 입대하는 사병들에게만 입소 시 처음에 Td 대신 군인용 파상풍 단독 백신을 접종하고 있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민간인들은 약이 없어 접종하지 못해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에게만은 이런 혜택이라도 있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지요.

소아과 의사들의 오랜 숙원이던 Td가 드디어 2004년 5월말에 수입되었습니다. 만 10-12세 이후 전 국민이 맞아야 할 예방 접종이지만 아직까지 그만한 물량이 들어오지 못해, 아시는 분만 먼저 맞고 계십니다. 수입된 약이 다 소진되면 다시 재수입될 때까지 얼마간 기다리셨다가 맞으시게 됩니다. 약이 들어오자마자 저희 집 식구들과 병원 간호사들부터 접종하였습니다.

7세 생일 이전까지 스케줄대로 5번 DTaP-D(디프테리아)T(파상풍)aP(백일해) 예방 접종을 한다고 해서 평생 파상풍, 디프테리아, 그리고 백일해에 대해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로 7세 생일부터는 백일해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백일해를 뺀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예방접종을 하게 됩니다. 즉 Td를 만 10-12세와 그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매 10년마다 맞으셔야 평생 면역을 유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 DTaP 기본접종을 하는 연령의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2004년에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Td를 맞으시면 다음에 우리 아기가 2014년에 처음으로 Td를 맞게 될 때 온 식구가 다 같이 맞고, 그 이후에 매 10년마다 같이 맞으시면 절대로 빼먹거나, 잘못해서 더 맞는 경우가 없을 것입니다.

10번째 생일이 지난 아이들부터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티디(파상풍, 디프테리아) 접종을 서두르시기를 권합니다.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