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라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타계
수십년간 계속된 베네수엘라의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실현시킨 주역 중 한명으로 평가되는 라파엘 칼데라 전 대통령이 24일 타계했다. 향년 93세.
뉴스채널 글로보비시온 TV는 칼데라의 아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이날 오전 2시께 수도 카라카스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아들 안드레스 칼데라는 아버지의 사인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칼데라 전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파킨슨병을 앓아왔다.
1916년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 태어난 칼데라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센트랄 대학에서 정치학 학위를 따냈으며 1930년대 정계에 입문한 뒤 1946년 사회기독교 정당인 COPEI를 창당했다.
그는 군부독재자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 장군이 1958년 실각한 뒤 민주선거를 실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푼토 히호 협약의 서명자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이 협약에 따라 그의 COPEI과 로물로 베탄쿠르의 민주행동당은 거의 40년 동안 권력을 공유했다.
칼데라는 1969~74년, 1994~99년 두차례 대통령으로 재임했으나, 20년간의 시간 차이에도 그의 통치 방식은 같아 정적에는 강력히 맞서고 포퓰리즘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았다.
첫번째 임기 때 그는 좌파 게릴라를 사면함으로써 이들 잔당세력을 일소했지만 공공사업과 공무원들에게 막대한 석유수입을 낭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칼데라 전 대통령은 1992년 두번의 군부 쿠데타 실패와 다음해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당시 대통령의 부패혐의로 탄핵당한 뒤 시작된 2기 재임기간에는, 비교적 안정된 상황 아래서 국정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1992년 쿠데타를 이끈 혐의로 수감생활을 해오던 현 대통령 우고 차베스를 1994년 사면했다. 이로써 차베스는 1998년 대선을 통해 정권을 잡게 됐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원만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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