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MBC 인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과 관련, 한 국회의원이 극중 해리 캐릭터에 대해 "정신분열증에 걸린 게 아닌가 생각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아야 한다" 등 독설에 가까운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에 휩싸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23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에 출연,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빵꾸똥꾸'란 단어 사용으로 권고 조치를 받은 '지붕킥'에 대해 강한 비판 의견을 전했다.

이날 이른바 '막말 방송'에 대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최 의원은 '지붕킥'과 관련, "주인공 여자아이가 초등학생으로 설정돼 있는데 정신분열증에 걸린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며 "늘 인상을 쓰고, 보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며, 어른에겐 지독한 욕설을 퍼붓는다"고 말했다.

특히 '빵꾸똥꾸'라는 용어에 대해 "아마 작가가 지어낸 말인 모양인데, 그냥 세상에 있는 욕설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이렇게 과장된 말을 창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진행자가 '시트콤의 흐름이나 맥락상 해리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봐야지 극중 대사 한 토막을 가지고 문제 삼는 건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반론도 있다'고 반박하자 "욕설로 일관되고 비정상적인 아이를 가지고 하는 것이 어떻게 방송을 완성시킨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 제재하는 수준은 너무 약하다"고 일축했다.

또, '어떤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나'란 질문에는 "이런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인터뷰에 앞서 진행자가 해당 프로그램을 봤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다며 "심의한 자료를 봤다"고 밝혔다.

이같은 인터뷰 내용이 전파를 탄 후 네티즌들은 해당 논란에 대해 대부분 비판 의견을 보이고 있다. 각 포털 사이트 게시판을 비롯해 최 의원의 홈페이지에도 하루 사이에 150여건 이상의 비판 의견이 게재됐다.

소설가 이외수 트위터
최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방송을 보지도 않고 심의록만 보고 발언한 부분은 신중치 못하다'며 '문자보다 문맥이 중요하지 않나' (ID 최명식 )는 문제제기에 이어 '시트콤 자체가 인물의 특정 성향을 부각시켜야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데 이를 배제시키면 재미를 줄 수 없다'(ID 이쑤시게)는 발언 내용에 대한 반박글이 다수를 이뤘다.

또, '방송을 봤다면 심의가 얼마나 형식적인지 알 수 있었을 것…잘못된 심의제도를 고쳐달라'(ID 장재원)며 오히려 심의제도가 부당하다고 전한 의견에 이어 '정치인도 엄연히 공인인데 말 한마디 할 때도 조심했으면 한다'(ID 우리들의생존법) 등의 의견도 있었다.

한편, '지붕킥'의 아역 해리( 진지희 )가 사용해 화제가 된 '빵꾸똥꾸'는 올해 방송가의 인기 유행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폭력적인 언행이 필요이상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됐다"며 해당 프로그램에 권고 조치했다.

이에 작가 이외수 씨 등은 "대한민국에서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다"며 비판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