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김연아 곰인형’이 구설수에 올랐다. 김연아(19·고려대)가 경기를 마친 뒤 품에 안아 주목을 받았던 곰인형을 한 업체가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케팅 논란’이 불거져 나온 것이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와 곰인형 판매업체인 두원엔터프라이즈 측은 “사전에 계획된 마케팅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팬들은 김연아가 관중석에서 날아온 많은 인형들 중 한 종류만 이틀 연속으로 선택한 점 등을 놓고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곰인형, 누가 던졌나? 목적은?
김연아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2009~201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마치고 퇴장하다 관중석으로부터 날아온 분홍색 곰인형을 집어 들었다.

곰인형에는 김연아와 같은 검정색 ‘본드걸’ 의상이 입혀져 있었다. 이 곰인형은 다음날인 5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도 김연아 의상과 같은 푸른색 옷이 입혀져 있었다. 부문별 의상 콘셉트를 모두 맞춰 제작된 것들이었다.

국내 팬들은 김연아의 우승만큼이나 곰인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네티즌들의 구입문의가 잇따랐으나 제작자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한 열성적 팬이 김연아를 위해 정성껏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았다.

곰인형 제작자는 16일 두원엔터프라이즈가 “IB스포츠와 계약을 체결해 ‘김연아 곰인형’을 18일부터 시판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면서 밝혀졌다. 곰인형을 디자인한 주인공은 원성희 한국테디베어협회장이었다.

한국테디베어협회는 그동안 유명인사들을 표본으로 곰인형을 제작해왔으며 ‘김연아 곰인형’도 같은 이유로 탄생했다. 당초 전시 목적으로 제작됐던 곰인형을 원 회장의 지인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때 관중석에서 던졌고 이를 김연아가 주웠다는 게 판매업체 측의 설명이다.

팬심 이용한 계획적 마케팅이었을까?
일부 김연아의 팬들은 곰인형을 놓고 “사전부터 계획된 마케팅이었다”고 주장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연아가 관중석으로부터 날아 들어온 다수의 인형들 중 이틀 연속 한 종류만 집어들어 경기장을 빠져나왔다는 점과 심판들의 채점을 기다리면서 곰인형을 카메라에 잘 보이도록 품에 안은 점 등은 팬들이 제기하는 의혹의 근거가 되고 있다.

김연아의 열성적 팬을 자처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왔던 커뮤니티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김연아 및 피겨스케이팅 갤러리 네티즌들은 곰인형 제작자가 같은 무리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놓고 실망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IB스포츠 관계자는 “곰인형이 경기장으로 들어온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사전 계획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대회를 치르는 김연아에게 경기 외 활동을 지시할 여유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