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만 8세의 한 여아가 열이 나고 기침을 한다고 해서 진료실을 찾아왔다. 아이는 환절기에 보일 수 있는 비교적 단순한 감기 증상을 보이고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가슴의 발달을 보이고 있는 등 또래들보다 빠른 성적 조숙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얼마전에는 7세 남아가 주의산만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았다. 하지만 아이는 산만하다기보다는 오히려 혼자서 놀기를 좋아하고 누군가가 가까이 올 경우 자리를 옮기거나 하던 일을 그만둬 버리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아이는 여아와 같은 가슴의 발달과 또래들에 비해서 고환의 크기가 발달을 하지 못하는 등의 신체적 여성화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두 아이 모두 공통점은 소아비만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아이의 열이나 기침 따위를 걱정하지만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이나 발달에 대해서는 다소 무감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아비만의 경우는 어른들의 성인비만과도 다른 것으로 아이의 건강하고 바른 성장을 왜곡시키게 만드는 질환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소아비만아의 3분의 2 이상이 성인비만으로 연결되며 또한 어릴적부터 당뇨 등 성인성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비만에 따른 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남아들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증가하여 여성형 피부, 가슴의 발달, 고환의 미성숙 등 여성화를 초래하게 되고 여아들에서는 또래들에 비해 빨리 가슴이 발달하고 초경 등의 성조숙증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건강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비만아동들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보여 또래들과의 어울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의 심리적인 위축과 같은 성격적 발달의 문제도 야기한다.

진료실을 찾은 여아의 엄마도 아이가 매우 소심하고 내성적이어서 비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럽다고 하지만 아이의 건강하고 밝은 성장을 위해서는 당장의 보호보다는 조금은 엄격한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소아비만은 지금 당장 교정하지 못하면 기회가 없기에 그 어떠한 조기교육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