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구급차 이송중 고장 산모 사망

ㆍ출발 전 산소호흡장치 고장도… 경찰 수사나서

응급환자를 옮기던 구급차가 고장나 멈춰선 사이 차에 타고 있던 환자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서울 강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모씨(35)는 지난달 22일 오전 ㅁ병원에서 두 딸을 출산한 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다 오후 1시10분쯤 구급차를 타고 일산의 한 대형 병원으로 떠났다.

김씨를 이송한 구급차는 출발 전부터 문제점을 보였다. 이송 직전 차량 내부의 산소호흡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새 장치로 바꾸는 데만 10~15분을 허비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뒤늦게 출발한 구급차는 이송 도중인 1시25~30분쯤 도로 한복판에서 고장나 멈춰섰다. 김씨는 차량이 멈춰선 뒤 몇분 뒤 사망했다. 남편 계모씨(38)는 “차량 시동이 꺼지면서 내부의 의료장치도 동작과 멈춤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계씨는 급히 119구급차를 불러 이화여대 목동병원으로 부인을 옮겼다. 이대 목동병원에서는 약 2시간 동안 김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오후 4시5분 사망 판정을 내렸다.

119 상황보고 기록에 따르면 계씨는 오후 1시36분에 119에 전화를 걸었다. 119구급차는 3분 뒤인 오후 1시39분 현장에 도착, 17분 뒤인 1시56분 이화여대 목동병원에 도착했다. 계씨가 주장한 차량 고장 시각과 비교하면 김씨는 119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9∼14분가량을 허비한 것이다.

계씨는 “차량이 멈춰섰을 때 주치의가 아내에게 손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며 “아내의 얼굴색이 변하고 손이 차가워진 것으로 볼 때 이때 이미 심장이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계씨는 “구급차가 환자 이송 중에 고장이 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래도 병원에서는 해당 사고가 모두 천재지변이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강서경찰서는 최근 유족들로부터 이 사건을 접수한 뒤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김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했다.

ㅁ병원 관계자는 “문제의 구급차는 올 1월 중순 정비를 받았는데 왜 멈춰섰는지 우리도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현재 사인 규명 등 수사 중으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