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아우를 질투하여 카인이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된 이후로 형제간의 질투와 시샘은 인간의 본성의 하나로 여겨졌다. 실제로 동생이 태어날 때까지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첫째 아이가 두 살이나 세 살 터울의 동생을 보게 되면, 그 동생에 대해 질투를 느끼게 된다. 심하면 큰 아이가 동생을 해코지하기도 하고, 큰 아이가 동생처럼 아기노릇을 하며 갑자기 퇴행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미국 미시건 대학의 브랜다 볼링과 연구진들은 형제간이 시샘이 심한 아이들과 그 가족의 특성을 연구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동생들은 나이가 16개월이고 형이나 언니의 나이는 2~5살 사이였다. 먼저 엄마가 3분 동안 레고 장난감과 함께 동생하고만 놀고 형(언니)은 방안의 다른 장난감으로 혼자 놀도록 하며 일부러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 다음 3분 동안에는 반대로 형(언니)과 놀아주고, 동생을 혼자 놀도록 하면서 아이들의 행동과 감정 변화를 관찰하였다.

결과를 보면, 형(언니)의 경우에는 기질적으로 화를 잘 내는 아이일수록, 어릴 때 엄마와의 애착 형성이 잘 되어 있지 않을수록, 또 부부관계에 갈등이 많을수록, 엄마와 동생의 놀이를 방해하고 혼자서 놀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희·노·애·락의 감정단어와 얼굴표정을 잘 연결할 수 있고,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의 감정을 정확하게 추측해낼 수 있었던 아이들은 엄마가 동생만 데리고 놀아주는 상황에서도 샘을 덜 내고 혼자 놀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 가장 처음, 가장 강하게 질투의 감정을 느끼는 상대가 바로 형이나 동생이다. 그러나 부부가 화목하여 집안에 사랑과 대화가 넘쳐날 때, 또 아이 자신이 타인의 감정에 대해 잘 구별하고 이해할 때는 이 질투의 감정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