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현대차 2300여대 실은 수출 화물선 소말리아 해상서 해적에 피랍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출용 차량 2391대를 싣고 가던 배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다.

3일 국토해양부와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자동차 운반선 ‘아시안 글로리호’(Asian Glory)가 1일 새벽 2시35분쯤 소말리아 동쪽 약 1000㎞ 해상에서 해적에 피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에는 현대·기아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기 위한 승용차·화물차 2391대가 실려 있다.

이 배는 지난달 14일과 16일 평택항과 울산항에서 수출용 차량을 선적한 뒤 중국 상하이싱가포르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던 중이었다.

아시안 글로리호에는 불가리아인 8명, 우크라이나인 10명, 루마니아인 2명, 인도인 5명 등 모두 25명의 선원이 타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해운사 조디악사의 4만4818t급 자동차 운반선 아시안 글로리호는 현대차가 수출용 차량 운반을 위해 용선한 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억류 중인 선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외국 선사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중동 대리점에 공급하기 위한 차량을 운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피랍으로 중동 수출선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우회 수출로 확보나 피랍 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 사이 한 주 동안 아시안 글로리호를 비롯해 4척의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외신들은 2일 해적격퇴 임무를 가진 유럽연합 해군(EU NAVFOR)의 존 하버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소말리아 해상에서 영국 선박 아시안 글로리호와 싱가포르 선박인 ‘프라모니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또 “지난달 28일에는 화학물질 운반선박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호’와 비료를 운반하는 파나마 선박이 납치됐다”고 전했다.

하버 사령관은 “해적들은 납치선박을 그들의 근거지에 끌고간 다음 몸값 흥정을 위해 선박 소유자들에게 접촉해온다”면서 “아직 연락이 없어서 이들 선박이 어디에 도착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최근 2년 사이 80척 이상의 선박을 납치했고, 납치 한 건당 수백만달러의 몸값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현재 10여척의 배를 납치해 억류 중이며 선원 300여명을 붙잡아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