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티 구호팀 피습
한국 교회의 구호물품을 싣고 가던 트럭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소나피(Sonapi) 공단 입구에서 불의의 습격을 당했다. 군중들은 트럭을 막아서고 돌을 집어던지며 “물을 내놔라”고 요구했다. 다행히 유엔군의 신속한 개입으로 큰 피해는 없었다.
백삼숙 선교사(아이티 사랑의교회)의 구호팀이 소나피 공단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아침 9시였다. 오늘의 미션은 이곳 창고에 보관중인 약품을 빈민가 시티솔레의 병원에 전달하기. 소나피공단은 지진 발생 이후 구호물품과 약품이 모이는 집결지가 됐다.
소나피 입구에는 이미 수천명이 모여 있었다. “왜 이렇게 모였느냐”고 묻는 기자를 향해 부치(25)는 “소나피 안에만 들어가면 물과 음식을 공짜로 받을 수 있고 아픈 사람은 치료도 받는다”며 “제발 트럭에 태워서 나를 안으로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다. 한국팀 트럭이 대여섯명의 주민을 태우고 들어가려하자, 이번엔 유엔군이 입구를 막았다. 뒤따르던 앰뷸런스 유엔차량 대형유조차 경찰차 등이 군중과 뒤엉켰다. 당황한 유엔군이 군중을 향해 총부리를 휘두르자 일부 청년들은 “유엔은 가라”고 구호를 외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시간30분만에 겨우 소나피 안으로 들어갔다.
트럭에 약품과 물, 음료수를 급히 싣고 다시 소나피를 나선 시각이 11시. 군중은 더 늘어나 있었다. 1만명은 넘어보였다. 지프차량이 앞장서고 트럭이 뒤따랐다. 소나피를 빠져나가니 도로 한가운데 세워둔 바리케이트가 보였다. 지프차가 다가서자 몇 명의 청년들이 바리케이트를 옆으로 밀어냈다. 지프차가 지나간 뒤, 청년들은 다시 바리케이트를 치고 트럭을 막았다. ‘아차’하는 순간 수백명의 사람들이 트럭 주변에 모여들었다. “진료소의 환자들에게 전달해야할 물품이니 빨리 길을 터달라”고 설득했다.
“물을 싣고 있는 걸 다 봤다. 내놓고 가라.” 성난 군중들은 돌을 던졌다. 사방에서 수십개의 돌이 트럭을 향해 날아왔다. 몽둥이로 트럭을 내려치는 이들도 있었다. 지프차에 타고 있던 기자와 백 목사가 차에서 내려 트럭으로 달려갔다. 유엔군과 경찰도 달려 왔다. 청년들은 흩어졌다.
상자가 깨지고 트럭이 조금 찌그러졌지만 다행히 일행들은 무사했다. 바이케이트를 치우고 길가의 돌멩이를 걷어낸 뒤 다시 시티솔레를 향해 차를 몰았다. 트럭의 가속페달이 고장 나 몇 번 거리에 멈춰섰다. 다행히 지나가던 유엔차량의 호위를 받고 무사히 진료소에 도착했다.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운영하는 진료소 입구에는 수십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날 아침 다시 진도 6.0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환자가 더 늘었다고 한다. 진료소 안에는 수백명의 환자들이 누워있었다. 침상은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대통령궁 앞 샹마르스 광장에는 1만2000여명이 천막을 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드샹(23)은 “정부는 아직 코빼기도 뵈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공동취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이 점령한 대통령궁 뒤로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아이들은 길바닥에 담요를 깔고 있었다.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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