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역사상 가장 빠른 포르쉐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9ff TR-1000. 지난주 독일 파펜부르크 서킷에서 기록한 최고속도가 시속 391.7km에 이른다.

TR-1000은 포르쉐의 최고봉 911 터보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000마력을 낸다. 이토록 육중하고 거대한 파워의 근원은 역시 엔진. 터빈과 인터쿨러 용량을 키워 고회전에 대비했고, 엔진 벨브를 지탱하는 캠샤프트는 더 단단하게, 실린더를 밀어 올리고 내리는 커넥팅 로드는 티타늄 재질로 바꿔 극한의 속도에 대비했다. 벌겋게 달아오른 엔진은 최대토크 105.8kg.m를 뿜어낸다. 이 정도 토크면 배기량 1만cc 엔진과 맞먹는다.

가속력도 눈부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고작 3.2초가 걸리고 이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 밀어 올리는데는 4.8초면 충분하다. 가공할 수준의 가속은 금세 시속 300km를 훌쩍 넘기고 그 아련한 정점은 시속 391km에 이른다. 이 절정의 상황에서 드라이버는 약 3G 이상의 중력가속도를 이겨야 한다. 주변 풍광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시야는 전방의 끝지점으로 몰리게 된다. 파워의 100%를 뽑아내기도 쉬운일이 아니란 뜻이다.

이러한 고성능 수퍼카의 라이벌은 언제나 전투기였다. 내놓으라하는 수퍼카들이 차고 넘치는 파워를 내세워 이제껏 전투기와 한판 대결을 벌여왔다. 람보르기니 역시 스페셜 버전 '레벤톤'을 앞세워 토네이토 전투기와 자웅을 겨루곤 했다.

일반적으로 전투기의 최소이륙속도는 100~120노트(약 시속 180km~210km)다. 여기에 무장을 했거나 추가연료탱크를 달았다면 그 이상의 속도에서 엘레베이터(승강타)를 이용해 기수를 들어올려야 한다. 엔진 추력이 좋은 F-15 정도가 12초 안팎이면 승강타를 올려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중무장한 F-15가 스크럼블(긴급기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포르쉐 9ff와 겨루면 이륙지점에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추월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대부분의 수퍼카들이 비행기와 이륙속도까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