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3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31일 경찰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등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이날 정오 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졌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관계자는 "이 전 부장이 뇌종양과 노환 등으로 이날 오전 11시45분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은 5월 입원해 170여일 동안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24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공립농고를 나와 1946년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인 군사영어학교 1기생으로 임관했다.

군에서는 육군 정보국 차장 등을 역임했고 5·16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공보실장을 지냈으며 1963년 박정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박정희 정권의 실세로 등극했다.

1970년 12월 중앙정보부장으로 취임해 박 전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1972년 5월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과 만나 역사적인 7.4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1973년 12월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술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후계자는 이후락이다'라고 발언한 것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이른바 '윤필용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장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1979년 제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1980년 신군부가 등장할 때 권력형 부정 축재자로 몰려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정치 활동을 규제받았다.

그는 1985년 정치활동 규제에서 풀렸지만, 지금까지 대외행사에 좀처럼 얼굴을 나타내지 않는 등 은둔생활을 해 왔다.

유족은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 등 4남1녀이며 빈소는 동서신의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