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한 인터넷 독신자 카페. 모두의 주목을 받는 한 여성이 있다. 미국 굴지의 G증권회사 금융변호사로 무려 500억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안미나(가명) 씨가 바로 그 주인공. 그녀의 블로그를 가득 메운 일상생활은 재벌이 등장하는 드라마와 다를 것이 없었다. 멋진 드레스를 입고 파티를 즐기고, 날렵한 백마를 타고 초원을 누비는 안씨의 모습은 카페회원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어느날 안씨는 본인만이 알고 있는 1급 정보가 있다며 주식 투자를 권유하고 대부분의 회원들은 그녀의 한마디에 선뜻 거금을 송금한다. 그러나 안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사기혐의로 체포됐다. 실제 안씨가 사는 집은 담배꽁초와 먹다 남은 음식 쓰레기가 가득했고 초라한 행색의 안씨는 체포되는 순간까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선뜻 믿기 어려운 사기 행각에 쉽게 동참하게 된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교양과 오락 프로그램을 결합시켜 평소 지나치는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취지로 기획된 SBS '큐브'에서는 이같은 대중의 신기한 심리효과에 대해 다룬다.

안씨의 전대미문의 사기행각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큐브' 제작진은 '우연히 들은 말'의 효과 때문이라고 전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안씨는 그간 자신의 이야기를 본인 스스로가 아닌 또다른 피해자의입을 통해, 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도용한 문자나 댓글을 통해 우연히 듣고 믿게 했다.

이에 8일 방송에서는 과연 '우연히 들은 말'의 효과는 어느정도까지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프로그램에서는 담당 PD가 저명한 영어학자인 스티브 황 박사로 변신, 자신이 개발한 엉터이 영어 교육방법을 강의하는 실험을 통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강의에 참석한 이들이 알고 있는 것은 '우연히' 들은 황 박사의 화려한 이력 뿐인 가운데 이들이 황 박사의 말을 어느 정도나 신뢰하게 되는지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