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전북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 신고를 한 고등학생을 교내 상담실로 불러 집회신고 배경 등을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가운데 이번에는 경찰이 이 학생의 개인정보를 유출시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1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정보과 A경위는 지난 6일 오전 11시5분께 전주시내 모 고등학교에 찾아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 신고를 한 이 학교 3학년 B(18)군을 수업 도중 담임교사를 통해 상담실로 불러 내 신고 배경 등을 조사해 물의를 빚다 대기발령됐다.

이에 대해 덕진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전 9시께 '언론보도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려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보고서에는 "B군을 학교장과 담임교사의 승인을 얻어 수업 중이 아닌 쉬는 시간에 면담했고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B군의 실명과 나이, 학교명 등 개인신상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경찰은 게시 5시간30분 만인 20일 오후 2시30분께 홈페이지에서 보고서를 삭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성명을 내고 "학교에서 B군을 조사한 것도 모자라 개인정보가 담긴 보고서를 유출한 것에 대해 국민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생의 인권까지 침해하면서 불법 조사 활동을 벌인 덕진경찰서가 사과와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오히려 여론을 기만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권연대는 이어 "우리는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집회.시위의 자유와 학생 인권침해에 대해 경찰의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며 인권위원회 진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해명자료를 게시하는 과정에서 실무관이 실수로 B군의 개인신상정보까지 올린 것 같다"며 "고의성은 없었으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사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