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어려워진 외국어가 상위권 변별 관건될 듯
탐구 선택과목간 점수차 여전…등급 블랭크 없어(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7일 발표한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보면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평이했고 수리 영역이 지난해보다 많이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리 나형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자(원점수 만점자)가 작년에 비해 8배나 늘었다.

외국어(영어)영역은 어렵게 출제된 탓에 표준점수 최고점자가 작년보다 줄고, 같은 1등급 내에서도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져 변별력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 수리 쉬웠고 영어 어려웠다 = 지난달 12일 수능시험이 치러진 뒤 `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던 수리영역은 채점 결과 실제 학생들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많이 낮아졌다.

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모두 142점으로 작년 수능과 비교해 가형은 12점, 나형은 16점이나 떨어졌다.

올 9월 모의평가 때와 비교해도 가형은 16점, 나형은 14점 하락했다.

그만큼 올해 수리 영역이 쉽게 출제됐다는 의미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개개인의 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여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는 높아지고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는 낮아진다.

물론 지난해 수리 영역이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쉬웠다'는 것은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만, 그 이전 수능과 비교해서도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리 영역의 만점자가 가형은 463명(전체 응시자의 0.34%)으로 작년(95명, 0.08%)의 5배 가까이, 나형은 3천875명(0.84%)으로 작년(442명, 0.11%)의 8배 이상 늘었다.

수리 나형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도 2만7천256명으로 5.9%(지난해 1만6천795명, 4.22%)를 차지해 기준 비율(4%)을 초과했다.

언어영역도 일부 문항이 까다롭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평이하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134점)이 작년보다 6점 하락했고, 만점자(1천558명, 0.24%) 역시 작년(643명, 0.12%)보다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수능에서 변별력이 다른 영역에 비해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외국어는 올해는 영향력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분석된다.

평이했던 언어, 수리영역에 비해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140점)이 작년보다 4점 상승한 것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도 4천642명(0.74%)으로 작년(5천340명, 0.97%)보다 약간 줄었다.

1등급 학생수(3만3천443명, 5.31%)는 작년(2만3천590명, 4.27%)보다 늘었지만 1등급 내 표준점수 차이가 지난해 5점에서 올해는 7점으로 벌어져 최상위권 변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선택과목간 최대 31점 차 = 선택과목이 많은 탐구영역에서는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최대 31점까지 벌어지며 올해도 과목 선택에 따른 유ㆍ불리 현상이 나타났다.

사회탐구는 윤리 69점, 국사 72점, 한국지리 77점, 세계지리 69점, 경제지리 71점, 한국근현대사 67점, 세계사 68점, 법과사회 78점, 정치 71점, 경제 81점, 사회문화 73점으로 과목 간 최대 14점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는 물리I 73점, 화학I 76점, 생물I 68점, 지구과학I 67점, 물리II 77점, 화학II 77점, 생물II 70점, 지구과학II 73점으로 최대 10점이 벌어졌다.

직업탐구에서는 농업정보관리 79점, 정보기술기초 88점, 컴퓨터일반 78점, 수산ㆍ해운정보처리 78점, 농업이해 79점, 농업기초기술 77점, 공업입문 83점, 기초제도 77점, 상업경제 78점, 회계원리 78점, 수산일반 81점, 해사일반 70점, 해양일반 70점, 인간발달 77점, 식품과영양 70점, 디자인일반 79점, 프로그래밍 78점으로 점수 차가 최대 18점이었다.

반면 수리영역에서는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이례적으로 동일(142점)하게 나와 유ㆍ불리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수리영역에서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형보다 높게 나와 가형 선택자가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었다.

문제는 제2외국어ㆍ한문영역이다.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해도 100점을 기록해 독어, 프랑스어, 일본어, 한문(69점) 등과는 무려 31점이 벌어진 것이다.

아랍어가 `조금만 잘해도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으로 인식되면서 최근 몇년 새 응시자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아랍어와 다른 과목 간 점수 차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올해는 그 추세가 더욱 심해져 과열 현상까지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랍어 응시자 비율이 전체 제2외국어ㆍ한문영역 응시자의 42.3%(지난해 29.4%)로 거의 절반 수준에 가까워졌고, 만점자수도 649명으로 작년(162명)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 등급 블랭크 안 나타났다 = 적절한 난이도 조정으로 특정 등급이 비는 `등급 블랭크'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모든 영역, 과목에서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다만 1등급 비율만 보면 수리 나형 5.9%, 외국어 5.31%, 윤리 6.26%, 국사 7.09%, 경제지리 7.27%, 세계사 9.34%, 정치 7.13%, 생물I 6.53%, 물리II 6.05% 등 일부 과목에서는 기준 비율(4%)을 다소 초과하기도 했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점수는 언어 128점, 수리 가형 132점, 수리 나형 135점, 외국어 133점으로 작년보다 언어와 수리 가, 나형 모두 3점씩 하락하고 외국어는 2점 올랐다.

사회탐구는 윤리 67점, 국사 68점, 한국지리 69점, 세계지리 66점, 경제지리 64점, 한국근현대사 65점, 세계사 66점, 법과사회 70점, 정치 66점, 경제 69점, 사회문화 67점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는 물리I 67점, 화학I 68점, 생물I 66점, 지구과학I 65점, 물리II 68점, 화학II 70점, 생물II 67점, 지구과학II 70점이었다.

◇ 응시자 총 63만8천명…작년보다 7만8천명↑ =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63만8천216명으로 작년보다 7만8천741명 늘었으며, 이 중 재학생은 50만3천95명, 졸업생 등은 13만5천121명으로 집계됐다.

영역별로는 언어 63만7천530명, 수리 59만9천9명, 외국어 62만9천928명, 사회탐구 37만2천113명, 과학탐구 21만360명, 직업탐구 4만3천225명, 제2외국어ㆍ한문 12만817명이 응시했다.

수리영역에서는 가형 응시자가 13만7천73명(22.9%), 나형 응시자가 46만1천936명(77.1%)으로 나형이 훨씬 많았다. 나형 응시자의 비율도 작년(76.6%)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사회와 과학탐구 영역은 4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이 각각 90.4%, 92.9%였으며 직업탐구는 3과목 응시자가 97.7%였다.

사회탐구에서는 사회문화(75.4%), 한국지리(66.7%), 한국근현대사(62.7%) 등의 순으로 선택 비율이 높았고 세계사(10.4%) 선택자가 가장 적었다.

과학탐구에서는 생물I(90.0%), 화학I(86.1%), 지구과학I(66.5%) 등 순이었고, 선택 비율이 가장 낮은 과목은 물리II(10.2%)였다.

제2외국어ㆍ한문에서는 아랍어 선택자(42.3%)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일본어(21.2%), 한문(13.9%), 중국어(10.5%)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