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일대에서는 카페 앞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여기선 바삭바삭하게 구운 와플 위에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을 얹은 디저트가 인기다.

최근 1년 새 고급상권인 삼청동이나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지에는 커피가 주력 상품인 일반 카페와 달리 와플이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가 주 메뉴인 디저트카페가 부쩍 늘었다. 와플이 1만 원 안팎, 케이크 한 조각이 4000∼1만 원으로 한 끼 식사 값을 훌쩍 뛰어 넘는다.

밥 대신 디저트로 식사를 대신하는 사람을 겨냥해 ‘디저트뷔페’도 생겼다. 주로 아기자기하고 달콤한 맛을 찾는 20, 30대 여성들에게 인기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이미 3, 4년 전부터 디저트뷔페나 ‘애프터눈티’를 시작했다. 애프터눈티는 영국에서 유래된 문화로 점심과 저녁식사 사이에 차 마시는 시간을 말한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로비라운지 최유정 지배인은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20, 30대 여성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디저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됐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잇달아 디저트카페를 여는 추세다.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케이크를 비롯해 푸딩과 40여 종의 수제초콜릿을 파는 ‘패션5’를 오픈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는 전국 650개 매장 가운데 유동인구가 많은 고급상권의 13개 매장에 ‘카페31’이라는 이름을 달고 디저트카페를 꾸몄다. ‘아이스크림 퐁듀’, ‘와플&아이스크림’ 등 일반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를 내놨다.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레오니다스는 한국에 진출해 지난달 중구 명동에 초콜릿카페 1호점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는 초콜릿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카페 ‘데카던스’가 들어섰다.

디저트카페가 생겨나는 것은 소비자의 기호가 점점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디저트카페 ‘데쎄르’를 운영하는 서승호 사장은 “디저트는 코스 메뉴의 하나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디저트 종류만 수십 가지일 정도로 세분화됐다”며 “소비자의 다양해진 입맛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에서 커피뿐 아니라 와플이나 케이크, 초컬릿,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판매하는 ‘디저트 카페’가 최근 외식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해외 여행과 유학이 일반화되고, 외국 영화와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특히 젊은여성층을 중심으로 해외의 디저트 문화와 친숙해진 것이 디저트 카페의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맞춰 아이스크림전문점도 속속 디저트 카페로 변신중이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전문점 ‘후르츠젤라떼리아(www.gelateria.co.kr)’를 운영하는 FG코리아가 올해 새로 선보인 ‘아이스빈(Icebean)’은 아이스크림 디저트카페다. 지난 달 14일 부산 경성대 앞에 300㎡(90평) 규모의 직영1호점을 오픈했다.

아이스빈은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기본 메뉴로 해 고급 에스프레소 커피와 요거트 음료, 와플, 토스트 등을 판매한다. 홈메이드 방식의 아이스크림은 3,000~1만2,000원,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커피원료로 만든 에스프레소 커피는 3,800~5,500원에 판매한다. 토스트(6,800원)와 와플(8,500원) 등의 메뉴도 갖췄다. 일본에서 벤치마킹한 와플은 가격이 다소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80~100개 가량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아이스빈의 주력 메뉴는 뭐니뭐니 해도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에스프레소 커피다. 아이스빈은 모 브랜드인 후르츠 젤라떼리아가 8년 동안 운영하면서 축적한 젤라또 아이스크림 제조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왔다. 수제 아이스크림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매출의 양대축을 이루는 커피는 아이스빈이 특히 공을 들이는 메뉴. 대형 커피전문점과 경쟁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맛을 내기 위해 커피 원료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아이스빈에서 판매하는 커피 원료는 자체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수입한다. 브라질 아라비카종 원두를 사용해 만든 이탈리아 ‘카페 센트로 브라질’사의 ‘카페 케논’을 비행기로 들여와 점포에서 사용한다. 배를 이용해 들여오면 석달이 걸리지만 대신 비용이 저렴하다. 비행기로 공수하면 높은 항공료로 인해 그만큼 원가부담이 올라가지만 로스팅한 지 3일된 신선한 원료로 커피를 만들 수 있다.

이한주 대표는 “원가부담이 크지만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야만 유명 커피전문점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앞으로도 계속 비행기로 들여올 계획”이라면서 “커피를 만드는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재료의 신선도가 커피 맛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스빈 경성대점은 오픈 한달만에 하루 매출이 150만~200만원까지 오르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다. 이한주 대표는 “당초 하루 매출 200만원을 목표로 했는데 출발이 좋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매출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이스빈은 현재 전주, 부산 광복동, 서울 강남, 경남 양산 등 5호점까지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대부분 132㎡(40평) 이상의 큰 점포들이다. 아이스빈의 창업비용은 99㎡ 기준으로 가맹비 1,000만원, 인테리어비 7,500만원, 기계 및 집기류 9,000만원 등 1억7,500만원선(점포 임차비용 제외)이다. (02) 517-4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