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15일은 우리 군에 있어 악몽 같은 하루로 기록될 듯 싶다.이날 오전 백령도 인근해에서 인양작업이 진행되면서 처참하게 파괴된 천안함 함미 모습이 전국민에게 생중계됐다.

군당국은 취재진으로부터 300야드(약 275m) 떨어진 곳에서 절단면에 가림막을 씌운 채 제한적으로 함미를 공개했지만 군의 사기저하는 불가피했다.

이어 오후부터는 매 시각마다 실종된 승조원들의 시신이 함미 구석구석에서 발견돼 군 전체를 비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44명의 실종자 중 36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군의 악몽은 늦은 밤이 되어도 끝나지 않았다.

전날 오전 강원도 철원 GOP에서 총기사고로 인해 근무를 서던 A일병이 사망한 것이 뒤늦게 밝혀진 것.

군당국은 자살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피격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군안팎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오후 9시께 전남 추자도 근해에서 발생한 해군 링스헬기 추락사건으로 권모 대위 등 4명이 실종되는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연초부터 육·해·공군에서 잇따라 터진 크고 작은 사고에 이어 이날 하루 동안 '운명의 신'이 작심한 듯 악재를 쏟아내자 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처럼 정신없이 악재가 터진 것은 군생활 동안 처음"이라며 "악몽같은 하루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