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초등 1,2학년때 기초다져야 부진아 예방

-간단한 사칙연산을 못하고 한글을 못 읽는 기초학력 부진아들이 전국적으로는 20만명이 된다고 하지만 교사하기 나름입니다. 관심을 갖고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서울 용강초등학교 근무 당시 학교와 가정을 연계한 학습으로 ‘기초학력 부진아 지도 우수사례’로 선정된 민영규 교사(서울 신강초등학교 교무부장)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학습부진아를 구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군은 지난해 3학년 초 진단평가에서 국어 55점, 수학 60점으로 학습부진아 판정을 받았다. 글을 대충 읽지만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 간단한 계산도 제대로 못했다. 아버지는 중기기사, 어머니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느라 부모는 아들의 공부를 돌봐주지 못했다. J군은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됐다.

민교사는 우선 J군과 매일 한번 이상 잠깐이라도 이야기할 기회를 갖고 함께 장난을 치는 등 정서적인 교감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J군의 부모와 매달 1회 이상 학습지도에 대해 상의하고 가정에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을 알려줬습니다. 매일 1시간씩 과제를 내주고 부모에게 공부한 내용과 시간을 알림장에 적어 보내도록 했습니다.”

3음절 이상 낱말을 쓰고 하루 20분 이상 동화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지도했다. 바둑알 가르기와 모으기를 통해 숫자 개념을 가르쳤고 두자릿수 사칙연산, 구구단외우기, 1000까지 수읽기 등을 반복했다.

한 학기가 지나자 읽기가 크게 향상됐고 계산력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학교 수학경시대회 점수가 5월 24점, 7월 56점, 10월 68점, 12월 84점으로 뛰어올랐다. 기초학력 진단평가에서 국어 95점, 수학 95점으로 목표치에 접근했다.

J군은 성격이 다소 거칠고 결석이 잦은 편이었으나 공부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성격도 차분해지는 등 태도도 완전히 변했다.

민 교사는 “초등학교 1, 2학년 때 부진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학년이 되면 학습 결손이 누적돼 지도하기 더 어렵고 아이도 자포자기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