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다른 나라에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유독 활개를 치는 병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화병을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지만, 화병만큼 빈번히 또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병이 바로 '고3병'이다.
 일 년 내내 쉬고 싶어도 맘껏 쉬지 못하고, 내내 책상에 붙어앉아 수많은 과목과 씨름해야 하는 수험생들. 그러나 자신의 인생과 학교생활의 성패가 수능일 단 하루에 달려있다는 불안감과 초조함 때문에, 수험생들은 쉽게 몸과 정신이 약해지기 쉽고, 몸이 안 따라주다보니 공부 효율마저 낮아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책상 앞에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함께 건네줄 수 있는 보양식품으론 어떠한 것이 좋을까. 수험생들의 체력도 단련해주고, 학습효율도 높일 수 있는 식품들을 소개한다.



*잠을 쫓아주면서도 공부 효율을 늘려주는- 녹차
 
 수험생들 중에 하루에 너덧 잔씩 커피를 마시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아무래도 잠조차 양껏 편하게 잘 수 없는 것이 수험생들의 마음이다보니, 커피를 마시면서 잠을 쫓아보려고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듯 싶다. 그러나 커피는 순간적으로 수험생들의 잠은 쫓아줄지언정, 잠이 깨고 난 뒤의 학습 효율은 책임져주지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커피를 마신 후에 머리가 몽롱하고 텅빈 듯한 느낌 속에서 계속 책장만 넘기게 되는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커피보다 훨씬 더 권장할 만한 식품은 바로 녹차이다. 녹차는 커피처럼 졸음이 오는 것을 막아주는 작용을 하면서도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크고 사고력을 길러준다. 또 위액분비도 늘려주어 식욕이 증진되고 소화능력도 좋아진다. 게다가 녹차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과는 달리 그 농도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위에 크게 부담을 주거나 잠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녹차 역시 무턱대고 하루 몇 잔씩 마시는 것은 좋지 않은데, 녹차는 그 자체가 냉한 기운을 갖고 잇는 식품이므로, 위장이 찬 소음인 체질의 수험생이나 신경이 아주 예민한 수험생인 경우, 따뜻하게 하루 1~2잔 정도는 무난하겠지만 그 이상은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시때때로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기 힘들 때에는- 당귀차

한때 4당5락이니 3당4락이니 하는 말이 수험생들 사이에 전설처럼 퍼지던 때가 있었다. 수험생 시절에 4시간을 자면 대학에 붙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느니, 아예 그것도 모자라 3시간 자면 붙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느니 하는 잠에 관한 일종의 경구로 이런 말이 유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수험생시절에 잠을 너무 적게 자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만성적인 피로증세에 시달릴 수가 있다. 그래서 수험생에게 중요한 것은 몇 시간을 자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숙면을 잘 취하느냐인 것이다.
 그런데 수면시간을 그닥 많이 줄인 것도 아닌데, 공부할 때마다 꾸벅꾸벅 조는 아이들이 있다. 늘 몸이 나른하고, 책만 보면 졸음이 오고 몸이 찌뿌드드하다고 호소하는 아이들에게는 당귀차를 물처럼 마시게 하면 좋다. 물 한 대접에 당귀 10g과 대추 두개를 넣고 30~40분간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셔주면 좋다. 당귀는 혈액순환을 돕고 맑고 신선한 피를 생성하여 뇌로 가는 혈액량을 늘려주고 두뇌활동을 촉진시키므로 수험생들의 만성적인 졸음과 피로를 해소시키는 데 매우 좋다.


*코피를 잘 흘리는 수험생에게-연근즙

 툭 하면 코피를 흘려서 부모들로 하여금 걱정을 하게끔 하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수험생 때에는 과중한 공부로 인해 아이들이 늘 피로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코피가 잘 나게 마련이다. 청소년기에는 가뜩이나 열이 많은 데다가 계속되는 공부와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를 과도하게 쓰면서 머리 쪽으로 열이 몰려 코피가 잘 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코피를 잘 흘리는 수험생에게 좋은 것으로 연근즙이 있다. 연근은 지혈 작용이 뛰어나 코피가 자주 날 때 쓰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냥 연근만 갈아 먹어도 좋지만, 연근 50g과 우엉 50g, 여기에 배 반 개를 한꺼번에 갈아서 즙을 내어 공복에 하루 한 컵 마시면 코피를 흘리는 횟수가 점차 줄어든다.


*손발이 저리고 아프다고 호소하는 수험생에게-계피차

하루동안 수험생들의 운동량을 살펴보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적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시간을 딱딱한 책상과 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서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 그럴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곤한 수험생을 위해 수험기간동안 만큼은 등학교마저 승용차로 해주는 부모들이 많다보니 더욱이 걷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운동량이 극도로 적어지다보면, 몸이 굳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손발이 저리고 쥐가 잘 나면서 심할 때는 온몸이 저려 밤에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이런 경우 가장 좋은 것은 공부 중 수시로 운동을 해주고, 최대한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지만 일분 일초가 금쪽같은 수험생들에겐 이러한 요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는 부모가 계피차를 챙겨주면 매우 좋다. 계피는 몸이 차서 혈액순환이 잘 안될 경우에 쓰는 약재로, 계피를 끓여 우린 물에 설탕을 약간 타서 차처럼 마시도록 한다. 단, 계피는 열기를 갖고 있는 식품이므로, 평소에 얼굴에 열이 잘 오른다든지 몸에 종기가 잘 나는 사람은 피하도록 한다.


*수험생들을 위한 최고의 건뇌식품-미역

 미역에는 머리를 맑게 해주는 영양성분인 칼륨과 지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요오드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세포와 세포막을 보호해주는 셀레늄이 풍부하여 뇌의 노화를 예방하고 뇌를 건강하게 해주는작용을 한다.


*소화기능과 두뇌활동을 좋게 하는- 석창포

석창포는 수험생의 정신을 맑게 하고 두뇌활동을 좋게 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또한 수험생은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소화 기능이 저하되기 마련인데 이럴 때 창포를 차로 복용하면 식욕도 증진되고 소화기능도 회복케 할 수 있다.


*공부했던 것을 자꾸 까먹어 고민하는 수험생에게- 검은참깨죽

 깨는 뇌세포의 구성을 돕는 불포화지방산뿐만 아니라 칼슘도 많이 하고 있어 성장기 청소년들의 두뇌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이다.  학업에 장애가 있을 정도로 건망증이 심한 수험생에게, 그리고 평소엔 잘하다가도 시험시간엔 긴장하여 그만 머리 속이 텅 비는 것 같다는 아이들에게 검은 참깨죽을 먹이면 좋다.

<검은참깨죽 만드는 법>
검은 참깨 80g, 쌀가루 50g, 흑설탕 한두 스푼. 검은 참깨를 볶아 곱게 간 뒤 물 500~800cc로 죽을 쑨다. 참깨죽이 끓으면 쌀가루, 흑설탕을 넣고 한 번 더 끓여준다.


*수험생활의 최대고비 여름나기를 도와주는- 인삼오미자차

 꾸준히 공부를 잘 하던 아이들도 더운 여름이 되면, 공부하기가 힘들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늘 어깨가 축 처진 채로 책상에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험생들의 대부분이 걸리고 만다는 이 여름 슬럼프를 우리 아이만큼은 무사히 넘어가게 할 방도는 없을까?
 맥문동 8g과 인삼 4g, 오미자 4g에 물 한 대접을 붓고 은근히 달여 만든  인삼오미자차는 수험생들의 여름나기 건강차로 적격이다. 맥문동은 폐나 심장의 열을 내리고 갈증을 가시게 하면서 인체 내에 수분을 만든다. 이 맥문동과 인삼, 오미자를 써서 만든 인삼오미자차는 여름철 맥을 생성시켜주고 기운을 솟게 해주어, 늘 한결같은 페이스를 유지하여 수험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수험생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추운 겨울의 수험생활을 도와주는 한방차- 귤피차

 보통 11월경 수능을 치르고나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왔던 고3들은 드디어 해방을 맞지만, 다시 그 아래 학년의 학생들은 혹독한 수험생활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찬바람과 함께 수험생활을 시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응원의 선물로 해줄 수 있는 식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추운 겨울에 독서실로,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의 가방에, 따뜻하게 덥힌 귤피차를 가득 담은 보온병을 넣어주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피로회복에 많이 사용되는 귤껍질은 위를 보호하고 체력을 보강하는 약재로 쓰인다. 여기에 몸을 덥히는 생강과 대추를 가미한 귤피차는 겨울철 수험생들의 감기예방이나 피로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귤피차 만드는 법>
 귤껍질 10g과 생강, 대추 약간을 준비해둔다. 귤껍질은 채썬 후 생강, 대추 약간씩을 넣고 물 두 대접 정도를 부어 끓여서 1/3 정도로 줄면 하루에 3번 식후에 차처럼 마시도록 한다.


*더운 여름철 수험생의 간식으로- 백두구 콩국수

여름철 '더위'와 '공부'라는 두 가지 적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우리 아이에게 끼니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음식,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을 해먹이고 싶은 것은 모든 수험생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여름철 콩국수를 해먹을 때 백두구라는 한약재 콩을 이용하면 좋다. 백두구란 소화흡수를 도와주는 한약재로 여기에는 특히 뇌세포의 활성을 도와주어 머리를 좋게 해주는 레시틴이라는 물질이 다량 들어 있어 수험생들에게 매우 좋다.  


*눈이 피로한 수험생을 위한 차- 결명자차

온종일 책상에 앉아 책만 보는 수험생들은 종종 눈이 피로하고 침침하다고 호소하곤 한다. 비단 이건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전엔 시력이 매우 좋다가도 고3 수험생활을 거치며 시력이 급격히 감퇴되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는데, 이 때문에 수험생활 중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눈의 건강이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눈건강에 좋은 차로 대표적인 것은 결명자차이다. 결명자 적당량, 구기자 적당량을 물에 끓여서 보리차 마시듯 수시로 먹게 한다. 이때 결명자는 한 번 볶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결명자는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구기자는 간장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므로, 눈이 밝아지는 것은 물론이요 수험생들이 많이 호소하는 눈의 피로나 충혈도 없어지게 한다.

<결명자차 만드는 법>
 쇠간 50g, 결명자 12g, 구기자 12g을 준비한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쇠간과 결명자, 구기자에 물을 붓고 간이 익을 때까지 달인 후 이것을 수시로 복용토록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수험생 식품-엿과 꿀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공부 하는 집에서는 '엿고는 단내가 난다'는 말을 많이 하곤 했다. 엿을 고는 단내가 과거 공부하는 사람 집에서 났다는 것은, 과거 공부로 지쳐 있을 때 엿을 고아 먹여서 공부하는 이의 체력도 늘리고 기억력을 좋게 하며, 에너지를 보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험생에게 설탕이 아닌 엿이나 꿀 등을 많이 먹으면 수험생들의 몸이 몰라볼 만큼 튼튼해지고 고공부의 능률도 올라간다고 한다. 대추차나 오미자차를 끓여 거기에 꿀이나 물엿을 타서 자주 먹으면 좋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먹으면 치아를 약하게 할 수 있으니 절제를 해야 하고 먹고 나서는 반드시 양치를 하도록 한다.                                                                                                                                             


*밥맛도 없고 기운도 없어 축 쳐진 수험생에게는- 우유죽

 한창 공부에 매진하는 고3 시절에는, 보통 체력도 많이 소모되고 마음도 헛헛하다보니, 이것저것 음식들을 많이 찾아먹게 마련이다. 그래서 고3 때엔 통통해졌다가 대학 가서 늘씬하게 살을 빼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이런 것만은 아니다.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나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괴감, 혹은 낙오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계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수험생들의 경우 식욕부진으로 기운 없이이 빼빼 말라가는 것도 그리 드문 일은 아닌 것이다.
 식욕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까지 그 본질이 밝혀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소화기 질환이 있는 경우 식욕중추에 변화가 생겨 식욕이 없어지기도 하며 육체적인 고통이나 불안상태의 지속, 공포감, 정신신경증과 같은 정신적인 요건에서 식욕부진이 생긴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제증상의 가장 큰 원인은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드물게 음식을 먹기 싫은 것을 넘어서 음식 냄새조차도 맡기 싫어하는 수험생들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위장에 기운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위장이 차가워지거나 기운이 떨어지면 비위가 손상되어 식욕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머리를 쓴다든지 침식을 잊을 정도의 골똘한 생각은 비위의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밥맛을 잃을 우려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떨어진 입맛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장과 위장의 찬 기운을 없애고 약해진 기운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물론 밥맛이 심각할 정도로 없을 때에는 병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그다지 심하지 않을 때에는 '우유죽'을 끓여 먹이면 비위기능을 돕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우유죽은 일체의 허약증, 식욕부진과 더불어 병후나 산후에 몸이 수척해졌을 때에 많이 이용하는데, 비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약죽이다.

<우유죽 만드는 법>

우유적당량과 멥쌀 적당량, 꿀 약간을 준비한다. 그리고 물에 불려둔 쌀로 쌀죽을 쑤다가 익을 무렵 쌀물을 따라내고 우유와 꿀을 넣어 끓여준다. 우유죽은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맛도 달큼하고 맛있어 입맛이 없는 청소년들도 잘 먹는다.
 
 
 -참고문헌-
박경미, 최병학,『머리가 맑아지고 속이 편해지는 수험생 클리닉』, 풀빛,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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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건강도 키우고 성적도 올리는 자녀건강』, 가림출판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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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진승희,『체질학습법 1,2』, 민예원,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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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부모의 지혜가 총명한 아이 만든다』, 삶과꿈, 2003
유태종,『수험생 밥상을 다시 차리자』, 아카데미북, 2005
김중만,『IQ EQ를 높이는 먹거리』, 미래문화사, 1999
이형구, 이성환,『총명하고 튼튼한 자녀 만들기』, 중앙생활사,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