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꿈 속에서만 섹스중독자

네덜란드의 한 여성이 잠에 빠졌다 하면 자기 몸을 더듬으며 성행위에 열중하는 희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은 벨레 플로르(32)라는 이름의 이 여성이 잠에서 깨어나면 수면 중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해내지 못하는 이른바 ‘수면섹스’(sexsomnia) 환자로 확진 받았다고 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수면섹스는 몽유병보다 한 단계 심화한 일종의 수면장애다. 수면 중 애무부터 성교까지 온갖 행위에 몰두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며 깨어난 뒤 기억하지도 못한다.

수면섹스는 일반적인 성행위 꿈과 매우 다르다. 꿈은 REM 수면 단계(뇌파 모양이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하며 신속한 안구 운동이 관찰되는 단계)에서 꾸게 되며 이때 신체는 마비 상태다.

반면 수면섹스는 부분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돼 신체가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러나 고차원적인 추론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폐쇄되고 운동·식사·성행위 같은 원시적 기능을 관장하는 부위만 계속 활동한다.

플로르는 몽유병과 매우 흡사한 이런 증상으로 남자 친구와 헤어진데다 자신감까지 잃어 남자 곁에는 다가서지도 못했다.

과거 남자 친구와 동창생들이 플로르의 이상 행동에 대해 귀띔해줬으나 플로르는 이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수면장애 전문 클리닉에서 진찰 받아본 결과 친구들의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

플로르는 전 남자 친구가 “왜 자다 말고 혼자 흥분하느냐”며 물어본 적이 있지만 농담으로 치부했다. 전혀 기억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 친구는 플로르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했다.

플로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운셀링, 최면요법, 근육이완제 복용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후 플로르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그것이 6년 전 일이다. 그는 웹사이트에서 자신과 똑 같은 증상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한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플로르는 “다른 환자들과 대화하면서 큰 위안을 얻게 됐다”고.

수면섹스로 고통 받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공식 통계는 전혀 없다. 그러나 같은 증세로 플로르와 대화한 환자만 수백 명에 이른다.

플로르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자신감을 되찾아 지금은 삶이 즐겁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