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셀트리온 독감 바이러스 잡는 슈퍼항체 개발

지난해 유행한 신종플루(H1N1)는 일반 계절인플루엔자와 비슷한 수준의 병독성을 지녔지만 워낙 전파력이 강해 전 세계적으로 1만5000여 명이 사망했다.

반면 조류독감(H5N1)은 2003년 이후 469명이 감염됐을 뿐이지만 이 중 282명이 사망해 60%의 높은 치사율을 보였다. 두 독감 바이러스가 결합해 전파가 빠르면서 치사율까지 높은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현재의 치료제 수준으로는 인류의 대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이 같은 변종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인플루엔자 치료에 쓰일 수 있는 종합치료제 개발에 근접했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치료 및 예방 효과가 있는 '슈퍼항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수행한 비동물실험 및 동물실험 결과 신종플루 및 조류독감을 포함한 각종 유행성, 계절성 독감에 모두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금년 말 또는 내년 초까지 임상을 완료하고 바로 상업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EU 등에서도 임상이 진행된다. 이번 독감 항체치료제 개발에는 셀트리온 외에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미국 CDC, 일본 도야마대학연구소(SCW) 등 국내외 전문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양하고 변이가 심해서 대부분의 바이러스에 듣는 종합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지금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왔다. 이번에 개발된 슈퍼항체는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특정부위에 작용함으로써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약효를 발휘할 수 있고 따라서 독감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를 상당 부분 해소시킬 수 있다고 서 회장은 설명했다.

현재 독감 치료제로 나와 있는 타미플루, 리렌자 등의 항바이러스제는 화학합성 의약품으로 내성이 생기는 데다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항체치료제는 화학약품에 비해 내성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또 동물실험에서 H5, H1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 슈퍼항체를 투여한 결과 완전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한두 달 정도의 단기적 예방기능도 확인됐다. 다만 치료제 개발에 최종 성공하더라도 경제성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항체치료제는 생산원가가 워낙 비싸 보급형으로 개발하더라도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

서 회장은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8억명이 각종 독감에 걸리고, 이 가운데 약 800만명이 입원치료를 받는다. 또 기존 항바이러스제가 듣지 않는 환자나 중증 환자에게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돼 시장 규모는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