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또 하나의 ‘태양’이 떴다
‘우리 기술로 만든 인공 태양’ 핵융합로 ‘KSTAR’ 완공 수소 500g이면 원전 4기급 에너지 관건은 섭씨 1억도 넘어야 나오는 ‘플라스마’ 상태의 지속시간 현재는 몇초에 불과… 2030년엔 24시간 상용화될것
지난 14일 대전 핵융합연구소에서는 ‘인공 태양’이 탄생했다. 높이·지름 각 9m의 거대한 원형 스테인리스 구조물인 이 인공 태양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본떠 만든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실험장치(KSTAR). 12년간 약 3000억원을 투자한 야심만만한 프로젝트다. 하지만 붙여진 이름처럼 ‘한국의 별’이 되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핵융합 시간, 수초에 불과
원자력발전소는 우라늄의 핵분열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반면 태양에서는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바로 핵융합반응이다.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섭씨 1억도가 넘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플라스마(plasma) 상태가 있어야 한다. 현재 핵융합 실험장치를 가진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유럽연합(EU)·중국·러시아·일본 등 6개국이나 되지만 플라스마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은 겨우 수초에 불과하다. KSTAR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재인 핵융합연구소 소장은 “KSTAR은 내년 상반기부터 플라스마를 300초 동안 유지하는 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이 추진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2016년 프랑스에 설치)도 플라스마를 500~1000초 정도 지속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용 핵융합발전소는 ITER이 성공해야 지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24시간 가동되는 상용 핵융합발전소는 빨라야 2030년대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한국 인공 태양이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멀다.
비용·안전도 해결 과제
핵융합은 일반 수소보다 무거운 중(重)수소와 삼중(三重)수소를 원료로 사용한다. 중수소는 바닷물에 들어 있으며, 삼중수소 역시 매장량이 엄청난 리튬 원자를 변화시켜 만들 수 있어 원료 걱정이 없다는 게 과기부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당장은 아니다. 지금으로선 일반 수소를 전기분해해 중수소를 만들어야 한다. 중수소는 1g에 10달러 정도이다. 국내 한 물리학자는 “가격 측면에서 일반 수소가 생수에 해당한다면 중수소는 고급 양주에 해당한다”고 비유했다. 최근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를 얻었는데 가격이 1g당 수천만원을 넘었다. 상업용 핵융합발전을 위해선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저렴하게 얻는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돼야 한다.
또한 핵융합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이 나온다.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아니지만 독성이 사라지는 데 100년 가까이 걸리는 저준위 폐기물은 원전보다 더 많을 전망이다. KSTAR은 당분간 중수소로만 실험을 할 계획이다. 삼중수소가 비싸기도 하지만 방사능 물질이어서 핵융합장치에 추가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 1을 넘어야
근본적인 문제는 에너지 효율이다. 플라스마를 만들기 위해 1억도 이상 온도를 높이는 데 소모된 에너지보다 핵융합으로 만들어지는 에너지가 더 많으면 에너지 효율(Q)이 1을 넘는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1을 넘은 핵융합장치는 없다.
과기부는 일본의 JT60-U가 에너지 효율이 1을 넘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수소를 사용한 이 장치의 실제 Q값은 0.0002 정도다. 원료에 삼중수소를 섞어서 했다면 1.27쯤 나올 것이라고 추론했을 뿐이다.
KSTAR 역시 삼중수소를 쓰지 않고 중수소로만으로 핵융합을 시켜 에너지 효율이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ITER은 2016년 한국형 표준 원전의 6분의 1 정도 되는 에너지를 낼 때 Q값 10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 한국의 원천기술
숱한 난제에도 불구하고 핵융합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작년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은 85조원을 넘었다. 2050년에는 18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따라서 2035년까지 1조원을 핵융합 발전에 투자해 원전만큼 효율적이고 기술집약적인 에너지 산업을 소유한다면 엄청나게 남는 장사다.
더욱이 핵융합발전소의 국제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ITER은 우리나라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핵융합에서는 강력한 자석으로 플라스마가 벽면에 부딪히지 않도록 하는데, KSTAR은 지금까지 사용된 구리선 자석이 아닌 자기부상열차에 사용되는 초전도 자석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ITER도 같은 방식을 채택했으며, 아예 초전도체 운영을 KSTAR 초전도체팀에 맡겼다.
◆핵융합 발전
태양에서처럼 섭씨 1억도가 넘는 온도에서는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서로 융합돼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뀐다. 이때 감소되는 질량만큼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핵융합 발전이다. 이론상 일반 수소보다 무거운 중수소와 삼중수소 혼합 원료 500g으로 고리원전과 같은 50만㎾급 발전소 4기를 하루 동안 가동시킬 수 있다.
▲ 순수 국산기술로 만든 한국형 핵융합로‘KSTAR’이 개발에 착수한 지 12년만에 완공되어 시운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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