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배우 송승헌이 루게릭 투병중인 전 농구코치 박승일씨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송승헌은 27일 오후 방송되는 SBS 스페셜 '승일 스토리 '나는 산다'' 편의 내레이션을 맡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송승헌은 루게릭병으로 8년째 투병 중인 박승일씨의 1인칭 화자가 돼 그의 솔직한 속내를 담담하게 전했다.

90년대 대학 농구 황금기를 주도했던 최희암 감독의 연세대 농구팀에서 활약하던 농구 선수 박승일. 그러나 지금, 2미터가 넘는 거인은 1평도 채 되지 않는 병상에 고립돼 환호성 대신 1분에 12번, 기계가 주는 숨소리를 듣고 있다.

고무 찰흙처럼 누군가 매만져 주는대로 자신의 몸가짐을 제어할 수밖에 없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그가 자신의 힘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반경은 좌우 40도 안팎, 눈동자가 움직일 수 있는 선까지 뿐이다.

'SBS 스페셜' 제작진은 박승일씨와 함께 322일간 동행, 병상에 있는 사람들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갖고 승일씨를 비롯한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연세대 농구부 시절 동기였던 농구선수 문경은, 승일씨가 가장 좋아하는 형인 유재학 감독, 루게릭병으로 아버지와 사별한 개그맨 김구라, 그리고 승일씨로 인해 희망을 노래하게 된 가수 타이거 JK 등 승일씨를 만나러 왔다.

지난 11월, 더 이상 안구마우스조차 사용할 수 없게 된 승일씨는 오늘도 눈가리개를 한 채 영원이 되어버린 과거 속에서 고독하게 달리는 경주마 신세지만, 그는 눈동자 대신 눈꺼풀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본인의 의사소통 능력은 잃어버렸지만 글자판을 매개로 여자친구 김중현씨의 도움을 받아 채워온 2009년 한 해의 기록, 그것은 가족 및 김중현과의 일상 대화에서부터 최희암, 유재학, 이상범, 문경은, 우지원 등 연세대 농구부 시절의 인연들과 주고받은 이야기, 가수 션과 타이거 JK를 감동시켰던 편지, 그리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불치병 환우로서의 자신의 고통을 고스란히 담아온 글이었다.

이렇게 승일씨가 지난 1년 동안 눈으로 써내려온 글을 토대로 완성된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이번 다큐멘터리가 구성됐다. 방송은 27일 오후 11시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