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패션계의 ‘미다스 손’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은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에게서 세월의 무게를 엿볼 수 없다. 본업인 패션 디자이너뿐 아니라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요지는 간단하다. 불치의 병, 암을 선고받았다는 것. 결론적으로 이는 잘못된 소문이다. 하지만 어느덧 그도 칠순을 넘었다. 70살은 예로부터 흔치 않은 고희(古稀)였다.

나이는 속일 수 없지만  ‘아직 건재해~요’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으며, 대표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한 앙드레 김은 적어도 공식석장에서 순색 의상을 고집한다. 하얀 옷 속에 그의 연세는 감쪽같이 감춰진다. 얼굴에 화장도 한다. 겉보기엔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73살인데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젊다. 일각에선 결코 화장 기술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세월의 순리를 거스르지 못한다. 그도 고령 축에 속한다. 때문에 건강이상설 소문이 부자연스럽게만 다가오지 않는다.

앙드레 김 건강이상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서울대병원에서 암 선고를 받았다는 것. 둘째는 지난해 정기검진에서 직장암을 조기에 발견, 수술 등을 통해 완치됐다는 것.

이에 대해 앙드레 김 아뜨리에 관계자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다만 서울대병원 발걸음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은 2주전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하지만 암과 거리가 먼, 동떨어진 것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암이 아닌 당뇨, 담석 등으로 인한 정기적 병원 방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앙드레 김은 지난해 정기검진에서 직장암을 조기에 발견, 수술 등을 통해 완치됐다는 것. 이와 관련 아뜨리에 관계자는 “지난해 담석 제거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직장암과는 별개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당시 담석 제거 수술도 큰 병이 아니어서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뜨리에 관계자의 해명을 종합해보면 앙드레 김 건강이상설이 나돈 배경의 유추가 가능하다. 바로 정기적 병원 방문이 그것. 이게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도 연세를 속일 수 없는 법. 고령 축에 속하는 앙드레 김은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빛내는 대표 디자이너로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앙드레 김은 화장품, 선글라스, 골프 장비 그리고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앙드레 김’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했다. 삼성은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전자제품 브랜드에 그의 이름을 빌려 상품화했다.

앙드레 김은 고등학교를 나온 뒤 당시로는 흔치 않는 패션 디자이너 세계에 뛰어들었다. 1962년, 국내 최초 남성 디자이너로 소공동에 ‘살롱 앙드레’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4년 만인 1966년 동양인 처음으로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열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디자이너임을 증명했다.

12월 초 방송을 시작하는 OBS(경인방송)는 창사특집 드라마로 각 분야에서 역경을 뚫고 최고 자리에 오른 인물들을 조명하는 <희망의 전설>을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바로 앙드레 김이다. 제작진은 앙드레 김 선정 이유를 “현대 사회에서 역경을 뚫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앙드레 김의 일대기는 이전에도 전파를 탄 적이 있다.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에서다. 10년 전인 1997년 방송을 시작한 <성공시대>는 4년 후 폐지될 때까지 1백87명을 내보냈다. 최고 시청률은 옷 로비 청문회 때 김봉남이라는 실명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었다.

디자이너들 ‘아이디어 떠오르지 않을 때’ 회의감

디자이너들이 디자이너가 되어서 가장 회의를 느낄 때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인 것으로 조사됐다.

디자인 취업포털 디자이너잡이 2007 디자인대학박람회 취업세미나 참가자 2천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7.1%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라고 답했다. 이어 ‘소질이 없다고 느낄 때’ (25.1%), ‘훨씬 뛰어난 디자이너를 봤을 때’ (17.0%), ‘일한 만큼 인정받지 못할 때’ (15.4%), ‘말도 안 되는 작업지시를 받았을 때’ (8.5%), ‘매일 야근할 때’ (5.2%), ‘매일’ (3.0%) 순이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하는 나만의 비법으로는 ‘내일로 미룬다’ (21.9%), ‘먹는다’ (19.8%), ‘잔다’ (18.2%), ‘문화생활을 한다’(16.5%),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11.3%), ‘여행간다’, ‘친구를 만난다’가 뒤를 이었다.

디자이너잡 관계자는  “매일 새로운 걸 생각해야 하고, 창조해야 하는 디자이너들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디자이너로서 성공을 위해서는 항상 공부하고, 해외의 새로운 기술과 기법 등을 연구하고 메모해 두어야 하며 벤치마킹과 훌륭한 작품을 많이 보고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