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 람사르총회 개막… 우포늪-주남저수지 생태관광 100배 즐기기


○ 우포늪

담수 면적만 축구장 210배 규모

컨벤션센터 등서 무료 셔틀 운행

○ 주남저수지

가창오리 2만여 마리 군무 장관

주말엔 생태가이드 생생한 해설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경남 창원시에서 개최되면서 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습지의 자연환경을 둘러보는 ‘생태 관광’을 즐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총회가 열리는 창원시 인근에 있는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등에는 주말이면 수천 명의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 총회의 공식 탐방지인 이들 습지로 향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곳곳에서 출발해 더욱 간편하게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다.

○ 가장 오래된 자연습지, 우포늪

일단 우포늪을 방문하면 습지의 규모에 놀라게 된다.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 유어면·이방면·대합면·대지면 등 4개 면 지역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습지. 우포(1.28km²) 목포(0.53km²) 사지포(0.36km²) 쪽지벌(0.14km²) 등 4개의 늪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면적은 8.54km²이고 담수면적만 2.31km²로 축구장의 210배 규모다.

우포늪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늪으로도 유명하다. 주변 퇴적암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등으로 미뤄 약 1억4000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긴 세월 동안 물이 흐르고 고이기를 반복하면서 생태계의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완벽하게 갖췄다.

우포늪은 다양한 생물종과 높은 생명부양력 때문에 1998년 3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노랑부리저어새와 삵, 가시연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이 발견됐고 매자기, 통발 등 식물 344종과 큰고니, 흰뺨검둥오리 같은 조류 76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총회 기간 중에는 전망대, 제1관찰소, 대대제방 등 주요 지점에 해설사가 배치되고 관광안내소에서는 시간대별로 해설사들이 관광객들을 안내할 예정이다.

노용호 우포늪 생태관장은 “관람객들은 한국에도 이렇게 큰 자연습지가 보존돼 있고, 100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며 “우포늪은 세계적으로 환경생태계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총회가 열리는 창원컨벤션센터(CECO)와 부곡 등지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우포늪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다. CECO 앞에서는 총회 기간 내내 하루 4차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CECO를 출발해 우포늪에서 2시간을 보낸 뒤 다시 CECO로 돌아오는 4시간짜리 코스. 오전 9시, 10시와 오후 2시, 3시에 각각 출발한다.


부곡에서는 평일 하루 3차례(오전 9시, 낮 12시 반, 오후 3시 20분), 주말 하루 4차례(오전 9시, 9시 50분, 오후 1시 50분, 2시 10분)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기차로는 밀양역에 내리면 하루 3차례(오전 10시, 11시 반, 오후 2시 40분) 우포늪을 경유하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모두 선착순이다.

○ 철새들의 천국, 주남저수지

창원시 동읍 가월리에 위치한 주남저수지는 내륙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다. 개구리밥, 붕어마름 등 각종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노랑부리저어새, 저어새, 흰꼬리수리, 흰이마기러기, 솔개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비롯한 다양한 철새가 관찰됐다.

특히 요즘은 철새를 관찰하기에 좋은 시기다. 주남저수지를 찾는 여름철새는 하루 5000∼6000마리 정도지만 겨울철새는 하루 평균 1만∼2만 마리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10월 1만6569마리(60종), 11월 4만8056마리(65종), 12월 3만8966마리(72종)의 철새가 주남저수지를 찾아 10∼12월에 절정을 이뤘다. 규모는 5.97km²로 주남·산남·동판 등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져 있다.

람사르문화관 주남저수지담당 박제욱 씨는 “올해는 큰부리기러기, 청둥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예년보다 일찍 왔고 내륙습지에서는 보기 힘든 저어새류가 확인됐다”면서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백로와 기러기들, 그리고 이맘때면 펼쳐지는 가창오리 2만 마리의 군무를 맨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창원시청을 출발해 CECO를 거쳐 주남저수지로 가는 셔틀버스가 평일 하루 2차례(오전 9시 반, 오후 3시) 운행된다. CECO 옥외 창원시 홍보부스나 용지호수 야외무대 안내소에서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주말에는 CECO에서 5회(오전 9시 반, 11시, 낮 12시 반, 오후 2시, 3시 반)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선착순으로 탑승이 가능하고 생태가이드가 배치돼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창원=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르페브르 세계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

“습지 필요 인식해야

경제적 가치도 창출”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매우 심각하지만 환경 파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쥘리아 마르통 르페브르(사진) 사무총장은 28일 람사르총회가 열리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UCN은 최근 열린 총회에서 경제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이는 자연의 가치를 더욱 보호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가 인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습지는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호, 탄소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데, 이에 대한 역할을 인식할 때 습지가 가진 가치가 증대되고 경제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페브르 사무총장은 이번 람사르총회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습지 보전 문제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총회가 한국 국민이 습지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정치적 배경을 떠나 전 인류는 자연을 사랑하고 있다”며 “비무장지대와 같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특수생태계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데 환영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UCN은 자연과 자원의 관리 및 동식물 멸종 방지를 위한 국제 협력을 위해 1948년 설립됐다. 자연보호운동 및 정보 교환, 야생 동식물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 글랑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85개국 정부와 1100여 개 민간단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환경도 경제적 자산

투자 하면서 지켜야”


“환경도 경제적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환경을 이용만 하고 재투자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자산을 잃게 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 아힘 슈타이너(47·사진) 사무총장은 28일 제10차 람사르총회 개막에 앞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습지는 자연의 인프라스트럭처이고, 이런 자원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투자를 해야 한다”며 “투자가 뒤따르지 않으면 습지가 가진 물 저장, 오염 정화의 서비스를 더는 이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1981년부터 2005년까지 경제적으로는 두 배 성장했지만 전 세계 생태계의 60%가 과다 이용되거나 훼손됐다”며 “요즘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는 경제 발전을 우선시하고 싶은 유혹이 있겠지만 이런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환경 보호 노력에 대해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울창하게 조림한 사례는 드물고, 오염 분야도 1980년대와 비교하면 크게 진전됐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도 환경 관련 논의가 국가의 중심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UNEP의 북한 환경개선 시범사업에 대해선 “북한 문제는 정치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한국의 재정적 기여를 포함한 적극적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환경 이슈를 통해 국가 간 긴장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UNEP는 환경 분야의 국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환경문제 전담기구로 유엔총회 결의로 1972년 설립됐다. [원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