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수명은 허리 둘레에 반비례한다  

[중앙일보] 허리 둘레가 늘어나면 몸무게가 정상이라도 조기 사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엘리오 리볼리 교수와 포츠담 독일영양연구소 토비아스 피숀 박사 등의 공동 연구 결과다.

비만은 당뇨병, 심장병, 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 복부 비만으로 인한 올챙이배(똥배)는 몸 전체의 체지방 비율과는 관계 없이 건강의 적신호라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 상태를 평가할 때 비만도(체질량 지수)뿐만 아니라 허리 둘레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팀은 유럽 9개국 출신의 35만 9387명의 건강상태를 10여년간 추적했다. 지금까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내장 비만은 허벅지가 비만인 것보다 건강에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둘레가 남녀 각각 120㎝(47.2인치)와 100㎝(39.4인치) 이상인 경우는 남녀 각각 80㎝(31.5인치), 65㎝(25.6인치)이하인 경우보다 조기 사망 확률이 2배나 높았다. 전체적인 비만도를 고려에 넣은 연구 결과다. 체질량지수(BMI. 비만도)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허리 둘레가 5㎝씩 늘어나면 조기 사망 확률이 17%(남자)과 13%(여자) 늘어난다는 얘기다.

엉덩이 사이즈에 대한 허리둘레의 비율도 조기 사망 위험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다. 남자는 대부분 0.78~1.10이다. 엉덩이에 대한 허리둘레의 비율은 0.1씩 늘어날 때마다 조기 사망 확률이 무려 34%씩 높아졌다. 히프에 대한 허리둘레의 비율은 여성은 대개 0.66~0.98이다. 0.1씩 늘어날 때마다 조기 사망 확률은 24%씩 높아졌다.

연구팀은 허리둘레 주변의 축적 지방은 호르몬 과다 분비나 시토킨으로 불리는 단백질 생성을 촉진시켜 심장병이나 암 같은 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게재됐다.



배꼽 위 4cm 허리둘레가 수명을 좌우한다.

건강도를 체크할 간단하고도 정확한 새로운 측정법이 제안됐다. 복잡하게 이것 저것 점검할 필요 없이 엉덩이 둘레와 배꼽의 4cm 위 지점의 허리둘레를 잰 뒤 그 비율을 계산해 보면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성인병 등으로 사망할 위험을 바로 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영국 런던 임페리얼대학의 에들리오 리보리 교수 팀이 25~70세의 유럽인 35만 여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나왔다.


흔히 비만도를 측정하는 수치로 체질량지수(BMI)가 인용된다. 키와 몸무게의 관계를 수치화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 팀은 체질량지수보다는 배꼽 위 4cm 지점의 허리 둘레의 차이가 조기 사망을 가르는 보다 정확한 바로미터라는 사실을 장기 추적 조사를 통해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체질량지수가 부정확한 이유를 연구 팀은 “단순히 몸무게와 키만 토대로 할 뿐, 몸무게 중 지방이 차지하는 부분과 근육이 차지하는 부분을 나누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근육이 대부분이고 지방은 거의 없어 완벽한 신체조건을 갖춘 운동선수도 체질량지수 방식으로만 계산하면 ‘비만이라 성인병 위험이 매우 높다’고 판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립 비만 포럼의 탐 프라이 박사는 “체질량지수는 어린이에게만 사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엉덩이 둘레를 1로 했을 때 유럽인 남성의 배꼽 위 4cm 허리둘레의 비율은 0.78~1.1 수준이며, 여성은 0.66~0.98 정도다. 1보다 높은 숫자는 엉덩이보다 허리가 더 두껍다는 의미다.


조사 기간 중 조기 사망한 사람에게서 이 같은 허리둘레와의 상관성을 측정한 결과 연구 팀은 이 비율이 0.1씩 늘어날 때마다 남성의 조기 사망 위험은 34%, 여성은 24%나 껑충껑충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리보리 교수는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비싼 돈을 들이고 결과를 기다리며 초초해 할 필요가 없다”며 “집에서 배꼽 위 4cm의 허리둘레를 재고 엉덩이 둘레를 재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당신의 건강 상태 점검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허리가 두껍다면 당장 운동을 늘리고 음주는 줄이며 음식 조절을 해 조금이라도 허리 둘레를 줄여라”고 조언했다.


독일 인간 영양 연구소의 토비아스 피숀 박사도 “지방의 총량이 아니라 지방의 분포가 심장발작 등의 조기 사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에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 등이 1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