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금일(3월7일)은 참치·삼치데이다.

'3월 7일'의 발음이 이 생선들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전국 40개 매장에서 참치 제품을 15% 할인 판매한다.

모레 3월 9일은 같은 이유로 '삼겹살 구워 먹는 날'이란다.

3월 3일이 또한 삼겹살 데이였으니, 고깃집은 신이 날 법도 하다.

편의점에서는 3월 3일을 '삼각 김밥 데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바야흐로 우리는 '데이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

몇년 전 한 외신은 '한국 달력은 연인 기념일 홍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 보내기도 했을 정도다.


연인들은 초콜릿과 사탕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화이트데이(3월 14일)뿐만 아니라 매달 14일마다 이런 류의 '데이'를 갖는다.

이른바 '포틴(fourteen)'데이다.

한 해의 시작 1월엔 다이어리데이,

4월은 2~3월에 초콜릿, 사탕을 받지 못한 솔로들이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

5월은 장미꽃을 주고 받는 로즈데이,

6월은 키스데이,

7월엔 은 액세서리를 선물하는 실버 데이다.

연인들은 삼림욕을, 솔로는 소주를 선택하는 8월 14일은 그린데이,

사진 찍기 좋은 9월은 포토데이,

가을의 낭만이 가득한 10월은 레드(와인)데이.

11월은 무비·오렌지데이다.

12월은 포옹으로 추위를 녹이는 허그데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소위 '데이 마케팅'으로 탄생한 날들이 연중 달력을 빼곡히 메운다.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 과자의 모양과 비슷해서다.

10~20대 연인들에겐 밸런타인·화이트데이에 버금가는 기념일로 인식된다.

이때문에 롯데제과는 이즈음 빼빼로 연매출의 50%를 올린다.

농업인들은 '가래떡데이'로 주장한다.

해태제과는 10월 31일의 에이스데이를 갖고 있고,

오리온도 지난해부터 12월 12일을 고래밥데이로 명명했다.

칸쵸데이·초코파이데이(10월 10일),

제크데이(11월 12일)등도 과자 먹는 날이다.


이밖에 주로 발음과 모양에서 연상돼 만들어진 각종 데이들은 아래와 같다.

커플데이(2월 22일),

싸이데이(4월 2일),

501청바지데이(5월 1일),

오이·오리데이(5월 2일),

오징어·삽겹살 데이(5월 3일),

체리데이(7월 2일),

추어탕 데이(7월 5일),

구이데이(9월 2일),

구구(닭)데이(9월 9일),

애플데이(10월 24일),

브래지어데이(11월 8일).

이런 기념일의 범람에 대해 의견은 엇갈린다.

얄팍한 상술이 젊은이들의 축제의 욕망을 파고들었다는

지적에 반해 단조로운 일상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학원생 강부원(27)씨는 "대중매체에 영향을 많이 받는

10~20대 중반의 소비문화를 파고든 업체의 이런 억지 마케팅이 과소비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매량을 맞추기 위해 6개월 전부터 제품을 생산하는 일등도 있다고 들었다"며 위생의 문제도 지적했다.

반면 회사원 김보영(26.여)씨는 "평범한 일상에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며 "다 챙기지는 못하지만

남자 친구와 상의해 몇 가지 정해서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자 여기서 그럼 삼천포로 빠져보자.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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