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KBS 2TV ‘공부의 신(이하 ‘공신’)’의 시청률이 26%를 돌파하며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학벌주의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현재 ‘공부의 신 조기종영’에 대한 청원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청원자는 “'서울대(극중 천하대)=성공'이라는 학벌주의를 지배 논리로 하는 드라마”라며 “명문대 진학자수를 높여 학교를 살린다고 하던데, 진학성적 올려 입시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학교를 살리는 것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공신’의 내용은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위축된 채 삶의 목표도 없이 방황하던 열등생들이 변호사 강석호(김수로 분)을 만나 효과적인 공부방법을 터득하고 눈물겨운 노력 끝에 천하대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천하대에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이 부족하다. 드라마는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모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기 때문이라는 것. ‘공신’ 1화에서 강석호는 “천하대 일류대 노래를 부르는 이 세상이 더럽다고? 돈 있고 빽 있는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 역겹다고? 그렇다면 너희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면 되지 않느냐?”며 그 가능성을 오직 천하대 입학이라고 규정지었다.

드라마에서 알려주는 공부비법도 논란이 되고 있다. 드라마는 기획의도에서 “OECD 국가 중 교육비 지출 세계 1위 대한민국, 우리나라 사교육은 여전히 활황을 이루고 입시전쟁은 계속된다”며 “이 드라마는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공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효율적인 테크닉과 열정만 있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던 공부 비법은 드라마 제작지원을 맡은 한 사설학원이 제공하는 것이다. 해당 학원 홈페이지에서는 ‘공신’에 나온 공부 비법을 다시보기로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사교육 홍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류대 나오면 무조건 인생이 바뀌는 것처럼 얘기하는 게 황당하다", "입시위주의 교육을 조장한다", "결국 입시 경쟁률 높이는 게 참교육인 것처럼 이야기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KBS 노조는 오는 22일 ‘공신’을 공정방송추진위원회에 회부하고 문제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측은 "한국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공영방송의 목표를 이루기는커녕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발전 기반을 무너뜨려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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