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건너편에 희한한 곳이 생겼다는 정보를 수집, 출동! 'The TAJ'라는 간판이 우뚝 솟은 이곳은 과연 인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성전 사진이 입구 옆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이름하야 '인도 음식 전문점'. 최근 타이, 베트남, 인도 음식을 하는 곳이 늘어나긴 했지만 제대로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식도락가들의 말. 타지는 어떨까.
거대한 코끼리상 등 물씬 풍기는 인도 분위기
인도에서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조각상과 소품으로 장식한 입구를 지나쳐 실내로 들어간다. 와,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족히 150여평은 되는 널따란 공간에 일단 천장까지 닿는 상아 달린 커다란 코끼리 상이 눈을 압도한다.
크게 한쪽은 나무 테이블, 다른 한쪽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소파 같은 좌석으로 구분되어 있다. 나무 테이블석 쪽에는 중간에 박아놓은 듯한 커다란 버섯이 인상적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뱅글뱅글 도는 듯한 소파석은 단체로 왔을 때 좋을 듯. 물론 곳곳에 놓인 그림, 인형, 램프, 전통 마스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여기에 생전 처음 듣는 인도의 유행가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인도의 어느 식당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실내 분위기에 넋이 빠져 있는데 한쪽에서 들리는 대화, "오? 인도에서 오셨어요?" 주인이 서툴게 우리말을 하는 인도인에게 말을 건넨다. "델리 아세요?" 역시 떠듬떠듬 말을 떼는 그에게 가는 답변, "델리요? 아는 정도가 아니라 지금도 거기서 살아요."
자, 이쯤 되면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주인 오송호씨는 5년 전부터 인도 델리에서 한국관이라는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식도 입에 잘 맞는다'는 게 아까 그 교환학생의 말이다. 게다가 산을 좋아해서 1년중 반은 산에서 지낼 정도의 산악인. 96년 네팔, 티벳 여행 때 소설가 박완서, 이경자, 오정희 등과도 인연을 맺어 문인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다.
현지 요리사가 펼치는 백여 가지 인도 음식 세계
음식은 인도 현지 요리사 5명이 커리를 비롯한 인도 정통 음식을 100여 가지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도 북부지방 스타일로 쌀 대신 밀가루를 많이 사용했다는 게 오씨의 말. 재료는 인도에서 직접 가져온다.
오송호씨는 우리들이 인도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한탄한다. 사실 10억 인구가 사는 인도는 중국만큼이나 요리도 각양각색의 진미를 자랑한다. 향료만 100여 가지가 넘으니 음식의 가짓수는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다.
크게 인도 요리는 화덕에서 굽는 '탄두르'와 빵종류인 '난', 항아리에 끓이는 '한디쎄'로 나눌 수 있다. '탈리'는 인도인들이 점심에 먹는 전통 요리를 이른다. 그럼, 나는 뭘 먹어본다? 메뉴판을 펼치면 이 모든 것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가 있다. 인도 요리 초보자들에게 딱이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와 맛 때문인지 올 6월에 문을 열자마자 매스컴의 러브콜도 뜨거웠다. 엘르, 퀸 등 각종 잡지는 말할 것도 없고 mbc tv의 '아주 특별한 아침', '찾아라, 맛있는 tv'에서도 이미 소개되었다. 연예인들도 많이 오는데 특히 탤런트 감우성은 단골이란다. 인도인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무척 좋아한단다. 이색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우리식도 인도식도 아닌 어중간하게 만든 커리가 영 성에 안찰 때 한번쯤 가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