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창 순대의 원초적인 맛 "시골순대"
유용한정보2007. 12. 13. 22:29
상록수역에서 방향을 달리해 5백m쯤 거리, 최용신 묘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맛있는 순대집이 있다. '시골순대'집이다. 순대 맛이 상호와 딱 맞아떨어지게 시골스럽다. 이 지역 개발 초기인 1994년 현재 여주인의 언니가 허허벌판에서 음식점을 시작했다. 맛 소문이 나면서 일대에서 명소가 됐는데, 현재의 주인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고 자랑스러워했다.
2002년 8월 현재의 여주인이 가게와 음식비법을 모두 물려받아 가족 6명이 일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최한복(崔漢福)-박향례(朴香禮)씨 부부와 사위 안영철(安暎喆)-딸 수진씨 부부, 그리고 결혼 안한 두 딸 등이다. 주인은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사람이다. 그는 이 집 순대가 고향에서 해먹던 방식대로 하는 '전통 전라도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먹어 보면 '전통 전라도식'이라기보다는 처음 시작한 여주인의 언니네 식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우선 재료가 특이하다.
한국식 소시지인 순대는 함경도나 평안도가 본고장이지만 개성은 개성대로, 충청도나 전라도는 거기대로 약간씩 재료가 다르게 발달해 왔다. 순대 속의 기본은 선지, 야채, 곡물과 양념이다. 많은 경우는 재료가 20가지쯤 들어간다. 그러나 '시골순대' 집은 간단하다. 선지와 파·양파 다진 것만 들어간다. 파가 돼지 냄새를 없애 준다고 한다. 어느 시골에서 호사가 넘쳐 순대 만드는 데 재료를 20가지씩이나 넣었을까. 경험으로 보거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시골에서 순대를 만들 때, 순대 속은 선지를 중심으로 구하기 쉽고 양 불리기 좋은 채소 정도였을 것이다.
다른 집 순대가 주로 소창에 속을 채워 삶지만 여기선 막창으로 순대를 만드는 것도 다른 점이다. 하루에 사용되는 주요 재료는 돼지머리 12개, 막창 70근, 소창 200근, 파 70단 정도다. 서울 독산동 축산사장에서 돼지의 부산물인 머리와 막창, 소창, 선지 등을 사 오면 오후 1시 30분쯤. 그때부터 손질을 시작한다. 다음날 장사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막창이나 소창을 씻을 때는 왕소금이나 밀가루를 뿌리고 손으로 주물러 씻는 게 보통인데 이 집에서는 물과 손으로만 한다고 한다.어떻게 그렇게 씻을 수 있는지 공개는 안 하지만 열심히 여러 번 씻는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9시, 가게 문을 열자마자 '순대 잡기'를 한다. 손질한 막창에 속을 넣는 작업을 '잡는다'고 말한다. 이 집 조리의 특징은 대부분의 과정을 도구를 빌리기보다 손으로 하는 것이다. 순대 속을 넣을 때도 깔때기조차 쓰지 않는다. 막창을 손으로 잡고 속을 넣는다. 그래서 '순대 잡는다'고 한다. 이 집에서만 쓰는 말이다. 순대를 잡으면서 한쪽에서는 삶아 낸다. 물이 끓을 때 순대를 넣어 한 솥 삶는 데 20~30분, 10시 반쯤 첫 솥이 열린다.
막창은 돼지 한 마리에서도 나오는 양이 많지 않다. 순대로 만들어 익히면 40~50㎝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이 집 막창순대는 순대국밥에도 넣어 주지 않고 접시로만 판다. 맛은 상호에 어울리게 시골 순대 맛이다. 선지와 양파가 바탕이 된 부드러운 맛에 썽둥썽둥 토막쳐 넣은 대파 씹히는 맛이 얹히면서 틈틈이 섞이는 막창에서 배어 나온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룬다. 재료가 간단하면 중심재료의 맛이 그만큼 살아 있다. 원초적인 맛이다. 이 집 순대 맛이 바로 그렇다. 급히 먹지 말고 천천히 음미하면 씹을수록 순대 맛이 깊이를 더한다. 5천원짜리 한 접시면 둘이서 소주 2병은 비울 수 있다.
국밥의 국물은 사골을 고아서 쓴다. 돼지머리나 순대 삶은 물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모두 버린다. 서너 개의 큰솥에 국물을 계속 끓이면서 주문이 있으면 뚝배기에 덜어 담고 들깨가루를 푼 다음 잘라 놓은 오소리감투, 머릿고기, 소창순대를 푸짐하게 넣고 센 불에 끓이다가 다진 파를 한 줌 뿌려 상에 낸다. 매운 양념, 새우젓 양념이 따라 나간다. 고춧가루는 임실에서, 새우젓은 강경 것을 대 놓고 쓴다. 순대집 음식 맛을 좌우하는 새우젓 소스는, 새우젓을 믹서에 갈고 매운 양념을 한 다음 다진 파를 넣어서 만든다. 물론 그 과정에도 밝히지 않은 이 집만의 처방이 있다.
사골국물에 들깨가루만 쓰기 때문에 국밥은 맛이 구수하고 잡맛이 적다. 이 맛을 찾아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찾아 든다. 점심시간이 가장 붐비고 비오는 날 손님이 많다. 주말에는 가족 손님들이 많다. 가족 손님들은 순대를 포장해 가는 일이 많다고 한다. 더러는 포장을 해서 버스화물로 지방에까지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음식점 주인들이 음식비법보다 밝히기를 꺼리는 것이 하루 매상이다. 이 집 작은 주인(사위)은 비교적 솔직히 공개했다. 국밥 뚝배기가 하루 5백개쯤이라고 한다.
그러자니 일손도 많이 필요해 가족 6명과 도와주는 아줌마 3명 등 9명이 매달려 식당을 꾸려 간다. 세 아줌마는 옌벤 동포다. 품삯보다는 보안 때문에 현지 사람들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 사람들을 써 보면 일하는 것보다 비법을 알아내려는 데 더 신경을 쓰지만 동포 아줌마들은 그 점에서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소문을 듣고 취재하러 가서는 문전박대부터 당했다.
"우리 집 순대는 전국구예요. 전국에서 다 알아주니까 소개나 취재같은 거 필요 없어요.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촬영 온다는 것도 싫다고 했어. 아, 우리 집은 소개구 뭐구 필요 없어요."
번잡하게 하지 않겠다 다짐과 사정 끝에 겨우 시식과 몇 마디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위치 : 전철 4호선 상록수역 남쪽 출구에서 서쪽으로 500m쯤 KT건물 뒤 반월농협 바로 앞
주메뉴 : 막창순대 5천원/1만원, 순대국밥 특·오소리국밥 각 5천원, 내장·머리고기국밥 4천원
영업시간 : 큰 명절만 쉼. 낮 9시~밤 9시 30분
2002년 8월 현재의 여주인이 가게와 음식비법을 모두 물려받아 가족 6명이 일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최한복(崔漢福)-박향례(朴香禮)씨 부부와 사위 안영철(安暎喆)-딸 수진씨 부부, 그리고 결혼 안한 두 딸 등이다. 주인은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사람이다. 그는 이 집 순대가 고향에서 해먹던 방식대로 하는 '전통 전라도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먹어 보면 '전통 전라도식'이라기보다는 처음 시작한 여주인의 언니네 식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우선 재료가 특이하다.
한국식 소시지인 순대는 함경도나 평안도가 본고장이지만 개성은 개성대로, 충청도나 전라도는 거기대로 약간씩 재료가 다르게 발달해 왔다. 순대 속의 기본은 선지, 야채, 곡물과 양념이다. 많은 경우는 재료가 20가지쯤 들어간다. 그러나 '시골순대' 집은 간단하다. 선지와 파·양파 다진 것만 들어간다. 파가 돼지 냄새를 없애 준다고 한다. 어느 시골에서 호사가 넘쳐 순대 만드는 데 재료를 20가지씩이나 넣었을까. 경험으로 보거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시골에서 순대를 만들 때, 순대 속은 선지를 중심으로 구하기 쉽고 양 불리기 좋은 채소 정도였을 것이다.
다른 집 순대가 주로 소창에 속을 채워 삶지만 여기선 막창으로 순대를 만드는 것도 다른 점이다. 하루에 사용되는 주요 재료는 돼지머리 12개, 막창 70근, 소창 200근, 파 70단 정도다. 서울 독산동 축산사장에서 돼지의 부산물인 머리와 막창, 소창, 선지 등을 사 오면 오후 1시 30분쯤. 그때부터 손질을 시작한다. 다음날 장사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막창이나 소창을 씻을 때는 왕소금이나 밀가루를 뿌리고 손으로 주물러 씻는 게 보통인데 이 집에서는 물과 손으로만 한다고 한다.어떻게 그렇게 씻을 수 있는지 공개는 안 하지만 열심히 여러 번 씻는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9시, 가게 문을 열자마자 '순대 잡기'를 한다. 손질한 막창에 속을 넣는 작업을 '잡는다'고 말한다. 이 집 조리의 특징은 대부분의 과정을 도구를 빌리기보다 손으로 하는 것이다. 순대 속을 넣을 때도 깔때기조차 쓰지 않는다. 막창을 손으로 잡고 속을 넣는다. 그래서 '순대 잡는다'고 한다. 이 집에서만 쓰는 말이다. 순대를 잡으면서 한쪽에서는 삶아 낸다. 물이 끓을 때 순대를 넣어 한 솥 삶는 데 20~30분, 10시 반쯤 첫 솥이 열린다.
막창은 돼지 한 마리에서도 나오는 양이 많지 않다. 순대로 만들어 익히면 40~50㎝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이 집 막창순대는 순대국밥에도 넣어 주지 않고 접시로만 판다. 맛은 상호에 어울리게 시골 순대 맛이다. 선지와 양파가 바탕이 된 부드러운 맛에 썽둥썽둥 토막쳐 넣은 대파 씹히는 맛이 얹히면서 틈틈이 섞이는 막창에서 배어 나온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룬다. 재료가 간단하면 중심재료의 맛이 그만큼 살아 있다. 원초적인 맛이다. 이 집 순대 맛이 바로 그렇다. 급히 먹지 말고 천천히 음미하면 씹을수록 순대 맛이 깊이를 더한다. 5천원짜리 한 접시면 둘이서 소주 2병은 비울 수 있다.
국밥의 국물은 사골을 고아서 쓴다. 돼지머리나 순대 삶은 물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모두 버린다. 서너 개의 큰솥에 국물을 계속 끓이면서 주문이 있으면 뚝배기에 덜어 담고 들깨가루를 푼 다음 잘라 놓은 오소리감투, 머릿고기, 소창순대를 푸짐하게 넣고 센 불에 끓이다가 다진 파를 한 줌 뿌려 상에 낸다. 매운 양념, 새우젓 양념이 따라 나간다. 고춧가루는 임실에서, 새우젓은 강경 것을 대 놓고 쓴다. 순대집 음식 맛을 좌우하는 새우젓 소스는, 새우젓을 믹서에 갈고 매운 양념을 한 다음 다진 파를 넣어서 만든다. 물론 그 과정에도 밝히지 않은 이 집만의 처방이 있다.
사골국물에 들깨가루만 쓰기 때문에 국밥은 맛이 구수하고 잡맛이 적다. 이 맛을 찾아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찾아 든다. 점심시간이 가장 붐비고 비오는 날 손님이 많다. 주말에는 가족 손님들이 많다. 가족 손님들은 순대를 포장해 가는 일이 많다고 한다. 더러는 포장을 해서 버스화물로 지방에까지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음식점 주인들이 음식비법보다 밝히기를 꺼리는 것이 하루 매상이다. 이 집 작은 주인(사위)은 비교적 솔직히 공개했다. 국밥 뚝배기가 하루 5백개쯤이라고 한다.
그러자니 일손도 많이 필요해 가족 6명과 도와주는 아줌마 3명 등 9명이 매달려 식당을 꾸려 간다. 세 아줌마는 옌벤 동포다. 품삯보다는 보안 때문에 현지 사람들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 사람들을 써 보면 일하는 것보다 비법을 알아내려는 데 더 신경을 쓰지만 동포 아줌마들은 그 점에서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소문을 듣고 취재하러 가서는 문전박대부터 당했다.
"우리 집 순대는 전국구예요. 전국에서 다 알아주니까 소개나 취재같은 거 필요 없어요.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촬영 온다는 것도 싫다고 했어. 아, 우리 집은 소개구 뭐구 필요 없어요."
번잡하게 하지 않겠다 다짐과 사정 끝에 겨우 시식과 몇 마디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위치 : 전철 4호선 상록수역 남쪽 출구에서 서쪽으로 500m쯤 KT건물 뒤 반월농협 바로 앞
주메뉴 : 막창순대 5천원/1만원, 순대국밥 특·오소리국밥 각 5천원, 내장·머리고기국밥 4천원
영업시간 : 큰 명절만 쉼. 낮 9시~밤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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