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최저임금 시간급 4천원, 일급 3만2천원 6.1% 인상 타결

시간급 4천원, 일급 3만2천원

내년도 최저임금이 6.1% 인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최종태)는 25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사흘간에 걸친 마라톤회의 끝에 노.사.공익 3자합의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 4천원,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급은 3만2천원으로 각각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시간급 3천770원, 일급 3만160원에 비해 6.1% 인상된 것이다.

또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당 44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기업은 90만4천원, 40시간 근무제 기업은 83만6천원이다.

최저임금위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 근로자의 13.1%인 208만5천명의 저임금 근로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노사 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과거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노동계는 예상을 뛰어 넘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26.3%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난을 들어 동결하자고 맞섰다.

이에 공익위원들의 적극적인 조정에 나선 가운데 양대노총과 경제단체 위원들은 6차례의 수정안을 제시한 끝에 이날 새벽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 냈다.

최 위원장은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사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2년 연속 만장일치로 인상안에 합의했다"며 "이는 우리 노사관계가 대결과 갈등에서 협력과 동반자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을 노동부에 제출하고 노동부 장관은 노사단체의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8월5일까지 확정, 고시한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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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기업·중소사업자 입장 차이

2009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노동계와 기업, 중소사업자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 '26% 인상' 대 '동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2009년도에 적용될 최저임금액을 시간급 기준으로 올해보다 26.3% 인상된 4,760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노동생산성을 훨씬 초과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중소·영세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올해 최저임금액을 동결하는 금액(3,77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제안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같은 양측의 입장을 놓고 25일 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방침이지만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난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에서는 "오후 3시에 회의가 시작되지만 밤 늦게 혹은 다음날 새벽에나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올해 20%대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 '사회 양극화 해소' 대 '일자리 축소'

민주노총은 "올해 요구안이 관철돼도 월 99만4천8백40원으로 한달 월급이 백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수퍼마켓조합 등 16개 소상공인 단체들은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유가급등으로 경제사정이 악화돼서 문닫는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을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퍼마켓이나 PC방 등의 소규모 점포에서는 종업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 지나친 최저임금은 오히려 고용을 줄이는 역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노동부 근로기준국 관계자는 "원래 최저임금제는 최소한 이 정도의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법으로 처벌을 받는다는 하한점인데 노동계에서는 생활임금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 노조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법적 처벌기준 하한선인 '최저임금'만 주면 근로자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임금'을 보장해준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25일 저녁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와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소상공인단체들도 맞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최저임금위원들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다.

CBS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