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지난 3월 머리에 구경 14.5㎜ 불발탄이 박힌 채 병원에 실려온 병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18일,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위급한 환자가 후송됐다.

아프간 정부군 병사였던 환자는 순찰 임무 도중 급조폭발물(IED)의 폭발과 함께 탈레반의 공격을 당해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었다.

처음 환자를 살펴본 미 공군의 존 비니 소령은 “우리는 불과 몇 시간 전에 전방에서 IED 공격을 당한 환자 몇 명이 후송된다는 연락을 받았을 뿐”이라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환자는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였고 폭발로 발생한 금속파편이 머리 안에 박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의료진은 응급수술에 들어가기 전에 파편의 위치를 찾고자 CAT스캔을 환자의 전신에 실시했다.

수술실에서 준비를 하며 검사 결과를 받아본 의료진은 환자의 머리에 박힌 것이 파편이 아닌 거대한 총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엔 상당히 대구경탄이라는 점에 놀랐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환자의 머리에 박힌 총탄은 일반 총알이 아닌 내부에 폭약이 충전된 고폭탄(HE)이었기 때문이다.

고폭탄은 명중과 함께 폭발하는게 보통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폭발하지 않고 박혀있었다.

불발탄은 이미 신관이 작동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곧바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대피시켰다. 마취과 의사와 신경정신과 의사 등 꼭 필요한 사람만 방탄복을 입고 수술실에 남았다.

수술실 밖에는 폭발물 제거요원들이 긴급출동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몇 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의료진은 “환자가 뇌손상을 입긴 했지만 일상의 기본적인 생활은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불발탄도 무사히 제거돼 폭발물 제거요원에 의해 처리됐다.

수술 후 이뤄진 조사에 의해 불발탄은 러시아제 14.5㎜ 중기관포탄으로 확인됐다.

14.5㎜ 철갑탄(AP)은 장갑차도 파괴할 수 있을만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며 이번에 제거된 고폭탄은 약 5g의 폭발물이 내장돼 있어 명중과 함께 수많은 파편을 날려 인명을 살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