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사랑

[한겨레] 한글 비롯 아랍어 등 여러 문자 허용

.love나 .xxx 등 다양한 주소 형태 가능


현재 .kr, .jp와 같은 국가별 약칭과 .com, .net, .org, edu 등으로 이뤄져 있던 최상위 인터넷 주소(톱 도메인 네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영문 알파벳만이 허용되던 인터넷 도메인에 한글을 비롯한 아랍어, 키릴 문자들 다양한 문자가 허용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연례 회의는 27일 새벽(한국시각)현재의 인터넷 도메인 체계를 바꾸기로 하는 새로운 인터넷 주소 규칙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 23일부터 파리에서 열린 아이칸 32번째 회의에는 150개국에서 1670명이 참여해 4일간의 토의 끝에 새로운 인터넷 주소 체계 도입을 결정짓고 한국시각으로 27일 폐막했다. ICANN은 이런 사실을 이날 새벽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인터넷 주소체계에 따르면, 법인이나 개인은 현재 .com, .net 등으로 제한되어 있는 주소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즉 naver.com, ibm.com은 naver.naver이나 ibm.ibm과 같은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현재 www.hani.co.kr로 된 주소를 한겨레.한겨레나 하니.하니로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쓰여온 최상위 도메인은 .com이었다. 새로운 인터넷 주소체계 변경절차는 2009년부터 시작돼, 이르면 3~4월께 새로운 인터넷 도메인이 첫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주소체계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문자 조합도, 어떠한 언어도 허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 주소가 나올 수 있다. 마지막 주소가 .la, .busan과 같은 도시명이 올 수도 있고 .love나 .xxx 같은 형태도 가능하다. 그동안 아이칸은 .xxx 주소의 도입을 허용하지 않아왔다.

  BBC에 따르면, 아이칸 의장인 폴 투메이는 이번 주소 체계 변경을 “인터넷 역사에 있어서 역사적 순간”이라며 “현재 15억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며, 45억명의 인구에게 로마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이번 새로운 인터넷 주소체계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의 인터넷 주소체계는 미국만 유일하게 국가명을 최상위 도메인으로 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아이칸은 지난 25년 동안 쓰여온 인터넷 도메인 체계를 바꾸기 위해 6년 동안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도메인 주소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아이칸에 상당한 비용을 내야 한다. 투메이 의장은 “새 도메인 등록 비용이 최소한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말해, 최상위 도메인 등록비용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돈이 들 것임을 밝혔다. 아이칸은 그동안 주소 체계 변경을 위해 1000만달러 이상을 지출해왔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